홈시어터 `대중 속으로…`

홈시어터시스템이 일반인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시장 초기였던 4∼5년 전만 해도 보통 몇 백 만원을 웃돌아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홈시어터가 지난 해부터 DVD플레이어 가격이 내려가고 저가형과 보급형 패키지 상품이 쏟아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홈시어터를 구매하는 수요 계층도 신혼부부에서 뛰어난 화질과 음향을 즐기는 영화 애호가, 자막 처리를 한 DVD로 어학공부를 하는 직장인,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배제된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보는 어린이 등으로 다양해졌다.

테크노마트는 10일 일반 가전 판매는 주춤하지만 홈시어터의 매출은 제조사와 제품에 따라 지난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DVD플레이어· 앰프· 스피커 등을 따로 따로 구입해 조합하는 분리형보다는 저렴한 일체형 제품의 판매가 평균 30%이상 증가했다. 홈시어터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서용석 킹사운드 사장은 "경기가 어렵지만 홈시어터를 찾는 발길은 꾸준하다. "라며 "보급형 모델이 많이 나와 DVD를 구매하는 비용과 홈시어터를 갖추는 비용이 엇비슷하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일체형 보급 모델 가격은 2002년 80만∼100만 원대가 주류를 이뤘으나 지난해엔 70만∼90만원대로, 올해엔 다시 60만∼70만 원대로 떨어졌다.

전자랜드21· 하이마트 등 전자 전문점 매장에서도 홈시어터 만은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전자랜드21은 DVD 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절반 정도 떨어지면서 삼성· LG 브랜드의 일체형 시스템 중심으로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 특히 대형TV에 맞춰 홈시어터를 구입하려는 고객이 늘면서 프로젝션 TV는 작년 대비 150% 이상 성장했다.

전자랜드 최정용 팀장은 "하반기 올림픽과 가을 혼수 시즌이 겹치면서 수요가 크게 몰릴 것."이라며 "300∼500만원대 고급형 패키지가 제품이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이를 겨냥해 AV매장을 홈시어터 전문 체험 매장으로 바뀌고, 전문 하이엔드 오디오를 중심으로 홈시어터 리스닝룸을 전국 주요 매장에 설치키로 했다. 또 홈시어터가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동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PDP 저가 상품을 개발,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가전업체도 홈시어터 수요가 늘자 고급형으로 제품 라인업을 바꾸고 ‘시장 파이’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초부터 고급 기종인 ‘톨보이 스피커 형’(기둥식 스피커)에 주력하고 저가 기종인 새틀라이트 제품(벽걸이 부착식)을 기획 기종으로 전환 판매하다가 올해 단종했다. 삼성은 제품 대부분을 톨보이 형 위주의 고급 사양으로 라인업을 새로 구축했다.

LG전자도 새틀라이트 형 판촉에 집중해오다 최근 톨보이 형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미 대부분의 제품 라인업을 고급 기종인 톨보이 쪽으로 마무리한 상태다. 현재 보급형 새틀라이트 형은 40∼50만 원 대, 고급 기종 톨보이 형은 100만∼120만 원 대에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 측은 "고급 기종이 디자인· 기능· 성능 면에서 향상 됐음에도 가격은 변함없다." 라며 "소비자는 이전과 비슷한 가격으로 훨씬 고급 제품을 살 수 있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 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과 LG전자는 이 달부터 고객 체험단 행사를 통해 대형 5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와 홈시어터 시스템을 패키지로 묶어 대대적인 판촉 행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