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해 추진중인 산업자원부의 지역특화기술개발사업이 지역마다 분야별 연구개발(R&D) 과제 신청에 큰 편차를 보여 정부지원금의 일부 산업분야 집중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전통산업과 첨단 신산업을 공통 분야로 육성하는 지역의 경우 전통분야에 과제 신청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을 보여 차세대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10일 각 지역 전략산업육성 기관에 따르면 지난 4일 대구와 부산, 경남, 경북 등 13개 시도에 올해 1292억원이 지원되는 산자부 지역특화기술개발사업의 R&D 과제를 접수한 결과 지역별로 커다란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특화기술개발사업은 지역산업진흥계획에 따라 지역별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산업클러스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지역산업공통기술개발사업으로 △대구와 부산, 광주, 경남 등 4개 지역이 산업진흥 2단계 사업비 △대전과 충남, 충북, 울산 등 9개 지역이 산업진흥사업 계속사업비를 받는 등 총 430억원(4개 지역 332억원, 9개 지역 98억원)의 R&D자금이 투입된다.
그러나 최근 각 지역 전략산업기획단을 통해 받은 과제 신청 마감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과제 신청 건수가 분야별로 심한 편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절반 이상 섬유에 집중=섬유와 모바일, 나노, 전통생물, 메카트로닉스 5개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대구의 경우 104개 신청과제 중 77개가 섬유에 집중됐다.
나머지 과제 중 모바일과 메카트로닉스가 6∼7개 업체씩 신청했으며 전통생물과 나노분야는 신청자가 예상을 크게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신발·소재에 집중=부산도 신발과 부품소재, 해양생물 등 3개 분야 중 전통산업분야인 신발과 소재부품 분야에 집중적으로 과제신청이 몰렸다.
이에 대해 부산전략산업기획단 김대성 평가기획부장은 “신발과 부품소재는 부산이 지난 5년 전부터 4대 지역 전통산업육성사업의 하나로 관심을 끌어온 분야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신청이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남, 기계가 90%차지=경남도는 기계와 지능형홈네트워크, 생물소재 등 3개 전략산업 중 기계분야에 전체 210개 과제 신청 중 180개 업체가 몰렸다. 그외 홈네트워크와 생물소재는 각각 20개, 10개 업체가 신청한 것으로 나타나 신산업분야의 과제 신청이 극히 저조하게 나타났다.
◇경북, 전자정보 70%몰려=전자정보와 생물건강, 해양생명환경 등 3개 분야에서 과제 신청을 받은 경북도의 경우도 기존 구미지역의 전자정보업체 강세가 두드러져 전자정보 분야가 총 신청 건수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양생명환경은 불과 1개 업체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특화기술개발사업 수요조사에서 생물건강과 해양생명환경 분야에 75%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번 사업의 경우 특히 분야별로 예산이 별도 배정돼 있지 않아 과제 신청이 많은 분야인 전통산업 분야와 기존 전략산업에 정부지원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R&D 자금 신청 결과를 공식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지역간 또는 분야간 과제 신청이 뚜렷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략산업 중 첨단 신산업 분야의 경우 영세업체가 많고 과제수행 경험이 적어 과제신청 실적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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