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테크 정락 신입 대표

 “올해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실질적인 원년입니다. 올해 전년보다 80% 성장한 2억달러에 이어 2008년경에는 8억 달러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유통 전문회사 삼테크의 사령탑을 새로 맡은 정락 대표(54·사진)는 주저없이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한 글로벌 기업’을 회사 비전으로 꼽았다. 수출 실적 8억달러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조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마디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 돌파를 예상하는 삼테크는 앞으로 4년 후에는 해외에서 1조원을 넘어서겠다는 당찬 각오다.

 “홍콩 법인을 중심으로 대륙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습니다. 생산기지가 밀집돼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처를 확보하고 이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게 지상 과제입니다.”

 올해 대부분의 신규 투자 계획도 해외 쪽에 집중돼 있다. 삼테크는 홍콩 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선전·샤먼·상하이·톈진 등 4개 지역에 연락 사무소를 두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을 겨냥해서는 단순한 부품 유통이 아닌 기술과 패키지를 함께 파는 ‘솔루션 하우스’ 모델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부품이 시스템 온 칩(SoC) 성격이 강해지면서 시스템 설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소 제조업체에서는 단순한 부품 공급이 아닌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원하는 추세입니다. 기술력이 우리보다 낮은 중국은 더욱 이 같은 욕구가 큽니다. 이를 겨냥해 엔지니어 중심으로 인력을 보강해 솔루션까지 턴키로 공급하는 모델을 적극 도입할 계획입니다.”

 지난 94년 삼성물산에서 삼테크로 옮긴 정 대표는 스스로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자임한다. 실제 정 대표가 삼테크에 합류한 이후 IMF 당시 회사의 구조조정과 2000년 코스닥 등록을 진두 지휘하며 우량 기업의 기틀을 다졌다. 회사의 악역을 자처하며 오늘의 삼테크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입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 가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상황 판단이 중요하며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사업과 인력의 조정이 필요합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재임기간에 “회사의 자산가치를 55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고, 자체 사옥을 마련해 일 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또 “누구나 능력만 있으면 삼테크의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0년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출범한 삼테크는 그동안 이찬경 대표가 맡아왔으며 이번 달 초 15년 만에 새 대표로 교체되면서 ‘제 2 삼테크’ 시대를 선언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