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중심 클러스터 슈퍼컴 묶는 그리드 확산

흩어져 있는 슈퍼컴퓨팅 자원을 한 데 묶어 공유하는 그리드 인프라가 대학을 중심으로 현실화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간 소형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자체 구축하면서 컴퓨팅 파워 사용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학내 다수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연구활동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점에서 연구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민간기업에서 추진되고 있는 삼성그룹 슈퍼컴 그리드 인프라 구축 작업과 맞물릴 경우 국내 그리드 인프라 확산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립대학교는 대학 내 슈퍼컴퓨터센터와 전자공학과·컴퓨터과학부 등 3개 단위에서 운용하고 있는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그리드 인프라로 묶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는 시립대 그리드 프로젝트는 미들웨어인 ‘글로버스’를 바탕으로 연동될 예정이며, 3개 단위를 묶을 경우 약 300노드의 대규모 슈퍼컴퓨팅 파워를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로 바뀌게 된다.

 시립대는 이번 그리드 프로젝트 외에도 일부 파워를 별도로 구분해 윈도 기반의 그리드 인프라 구축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학내 단위 슈퍼컴퓨터를 묶는 작업을 시작으로 학교 대 학교를 묶는 2차 프로젝트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서울대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3호기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대로 학교 학부나 연구실 단위에서 사용하고 있는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그리드로 묶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대 슈퍼컴퓨터센터 측은 현재 16 CPU 수준의 작은 단위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포함할 경우 서울대 내부에 50여개가 넘는 클러스터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일단 30 CPU 이상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1차 대상으로 묶을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서울대는 1000여개 CPU를 하나의 자원으로 묶어 공유할 수 있는 대형 그리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보유하게 된다.

 김진석 시립대 컴퓨터과학부 교수는 “예산이 부족한 연구 단위에서 개별적으로 슈퍼컴퓨팅 파워를 늘리는 것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본질적으로 자원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아닌 흩어져 있는 자원을 공유해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에서는 삼성그룹이 국내 처음으로 삼성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삼성SDI 등 전자 관계사들의 계열사가 보유한 슈퍼컴퓨팅 자원을 묶는 그리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