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등록 법인의 대표이사 변경(각자 대표·공동 대표제 포함)이 200건을 넘어서는 등 기업들의 ‘선장 교체’가 그어느해보다도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활발한 CEO교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는 해외 악재와 국내 수급상 문제 속에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대표이사 변경 공시는 총 214건에 달했다. 올해만 하루 평균 1.3명꼴로 회사 대표이사가 교체된 셈이다.
◇CEO 주가 효과 미미=우리나라도 주가를 통해 전문 경영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대표이사를 변경한 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표 참조>
4월말 이후 터진 트리플 악재(중국 긴축·미 금리인상·고 유가)에다 국내 시장의 수급 공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표이사 교체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했던 주주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NHN은 김범수 대표 출범 후 24.7%나 주가가 올라 약세장에서 부각됐다. 그밖에 원익쿼츠와 사이어스도 대표이사 교체 이후 2배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중소 벤처에서 교체 활발= 대표이사 변경은 대부분 코스닥 기업,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낮은 회사에서 활발한 모습이다. 코스닥의 CEO교체는 188건에 달해 거래소 전체(26건)의 7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0위 안에 드는 기업의 대표이사 변경은 총 7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중소 벤처기업들의 대표이사 교체였다.
시가총액 상위사 가운데는 NHN이 김범수·이해진 공동대표에서 김범수 단독 대표로 변경했다. CJ홈쇼핑(김진수)·CJ엔터테인먼트(박동호)·KTH(송영한)·정소프트(전호성)·현대정보기술(박병재) 등도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았다.
KT서브마린(고순영→이상건→박종수), 위자드소프트(임호길→염동균→임대희), 코웰시스넷(조철래→강승철→유영창) 등은 올해만 2차례 이상 대표이사가 변경된 회사들이다.
◇증권사도 새 얼굴 대거 등장=업계 구조조정과 수익성 다각화 등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던 증권업계에도 CEO교체가 많았다. 표면적으로는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대표가 취임하는 형태지만 업계 불황을 극복해보자는 취지가 강해 보인다.
삼성증권은 우리금융 회장으로 자리를 떠난 황영기 대표의 후임으로 배호원 전 삼성생명 자산관리총괄사장을 선임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도기권 대표가 자리를 비운 후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신임 대표가 됐으며 LG투자증권은 김성태 부사장을 대표로 승진 발령했다. 그밖에 대우증권도 손복조 대표가 새로 자리를 잡는 등 대형증권사의 선장들이 대거 교체됐다. 중소형사 가운데는 교보(송정)·메리츠증권(김한) 등이 CEO를 바꾼 경우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올해 CEO교체된 주요 IT기업과 주가 변화(단위:원, %)
회사명 변경전 변경후 변경일 변경일 주가 6월11일 주가 등락률
NHN 김범수·이해진 김범수 3월 26일 82600 103000 +24.7
CJ홈쇼핑 조영철 김진수 3월 19일 45300 28200 -37.7
CJ엔터테인 이강복 박동호 3월 12일 18000 14250 -20.9
KTH 최문기 송영한 3월 29일 7040 4810 -31.7
정소프트 한동원 전호성 3월 31일 10100 8510 -15.7
현대정보기술 김선배 박병재 3월 29일 3710 2320 -37.5
원익쿼츠 이용복 최홍석 1월 27일 4050 9800 +141.9
삼테크 이찬경 정락 5월 31일 3645 3470 -4.9
필링크 우승술 박성현 3월 19일 7680 6710 -12.7
이네트 박규헌 황우빈 4월 29일 1160 885 -23.7
삼우통신공업 유태삼 이정우 3월 25일 3805 1950 -48.8
사이어스 이광섭 김정수 1월 6일 730 1636 +123.9
※변경일은 공시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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