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문화부,게임수출 경쟁 "실적이 문제다"

“실적으로 말하자.”

제각기 국산 게임콘텐츠의 수출 전담창구를 자임하고 나선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가 최근 시기적으로 짜맞춘듯한 동시다발적인 국내외 활동을 펼치며 본격적인 수출실적 챙기기에 나섰다.

지난주 정통부는 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를 앞세워 위메이드, 미리내엔터테인먼트, 아이넥스 등 온라인·모바일게임 업체가 주축이된 IT협력단을 영국에 파견, 현지서 수출촉진 활동을 전개했다. 여기서 위메이드가 영국QGO에 ‘미르의 전설3’을 수출키로 하고, 미리내의 온라인게임 ‘칸’이 현지수출 파트너를 확보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백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ICA가 영국에서 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문화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국내에서 뛰었다. 개발원은 일본의 유력 모바일게임업체 석세스의 사장단을 초청, 국내 모바일게임업체들에 대한 일본수출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양 기관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곧바로 개발원은 일본시장 진출에 뜻을 가진 모바일게임업체 모집과 개별 콘텐츠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이처럼 정통부가 문화부의 ‘관할권’인 온라인게임시장에서 상당액의 수출성과를 올린 점이나, 반대로 정통부 ‘텃밭’인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문화부가 총대를 맨 것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두부처의 경쟁심리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하지만 이 같은 경쟁은 싫든좋든 ‘수출실적이 모든 성과를 대변한다’는 원칙아래 승부를 판가름하게 됐다. 두 기관 모두 이제는 단 1달러라도 눈에 보이는 실적을 잡는게 ‘지상과제’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ICA는 오는 25일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전문업체인 엠닥스와 공동으로 중국에서 한국기업 10곳이 참가하는 대규모 모바일게임 수출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기적으로 게임개발원의 일본 수출 게임 모집 및 선별작업과 또 한차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게임개발원도 이에 뒤질세라 올해안에 최소 30개 국산 모바일게임을 일본시장에 론칭시킨다는 목표 아래 개발업체 독려에 나서고 있다. 또 KOTRA와 공동 진행해온 게임수출상담회도 지속적으로 열어 수출활로를 뚫는다는 계획이다.

어차피 국내시장 보다는 해외에서 활로를 만들어야할 게임업계로서는 이 같은 양 부처의 경쟁에 표면상 난감해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더없이 반기는 분위기다. 경쟁을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고, 어쨌든 업체 입장에선 보다 많은 선택기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체의 대표는 “총리마저 CEO형이 요구되는 마당에 두 부처가 생산적인 경쟁에 나서, 보다 많은 수출실적과 해외 진출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