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해외 석학 어서 오세요"

‘외국인 총장을 통해 국제화에 앞서 가자.’

 한동안 국내 정관계 인물 모셔오기 열풍에 휩싸였던 대학들이 최근 외국인 학계 인사 초빙에 열을 올리며 국제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개교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 데이비드 스미스 전 하버드 법대 교수가 원장으로 초빙된 데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 스탠퍼드대 로버트 러플린 교수가 선임됐다. 또 올 9월 개원을 앞둔 성균관대 MIT 경영대학원 원장에는 로버트 클렘코스키 전 인디애나대 석좌교수가 초빙된 상태다.

 ◇대학 국제 경쟁력 강화=대학들은 최근 교육 시장 개방이 현실화되면서 갖가지 국제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해외 석학모시기가 대표적 방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해외 대학과 자매결연 등 소극적인 방법에서 탈피, 외국인 석학을 영입해 학교 구조를 선진 시스템으로 바꾸고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들은 또 자매결연만으로 가져올 수 없는 선진 교육 기법의 노하우를 외국인 총장을 통해 전수받을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러플린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한 KAIST 측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서 제2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첫 신입생을 받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30여명을 뽑는 2차 모집에 100여명이 넘는 학생이 지원하는 등 설립 1년도 안된 대학원의 인기가 높아진 모습을 보여 이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윤성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외협력팀장은 “대학원 설립 목적부터 선진 커리큘럼과 새로운 교육방식을 도입하고 데이비드 스미스 총장 초빙으로 대외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총장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선진 대학과 교환학생 사업 등 신사업 추진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분위기 쇄신=대학은 외국인 총장 초빙으로 정체된 교수 및 대학 내부에 새로운 경쟁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선진대학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외국인 총장 초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성균관대 MIT 경영대학원은 기존 경영대 교수를 활용하지 않고 원장은 물론 홍콩과기대와 싱가포르 국립대 등 해외 경영대학원 강의 경험이 있는 교수들로 강의진을 구성했다. 성대는 또 경영대학원의 전산시스템을 해외 유명 MBA의 학사 과정과 맞추기 위해 대학과 분리하고 미국처럼 첫 학기를 9월부터 시작하는 형태로 전환했다.

 조철연 성균관대 MIT 대학원 과정 실무 담당자는 “로버트 클렘코스키 교수가 인디애나대에서 시작한 새로운 MBA그룹 학습법을 전수하는 등 실질적인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단순히 영어로 강의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대학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