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 MP3P시장 독주

지난 2월 MP3 플레이어 판매를 시작한 용산 터미널상가 3층의 A매장 관계자는 내방객에게 아이리버 제품은 잘 권하지 않는다. 타사 제품에 비해 매장 마진이 박하기 때문. 하지만 손님 열에 아홉은 아이리버를 찾는다.

 “타사 제품을 권해드리면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추천이유를 말하는 데만 한참 걸립니다. 반면 아이리버 제품은 ‘iRiver’라는 상품명 하나로 설명 끝이죠.”

 현재 아이리버의 판매마진은 웬만한 타사 제품의 절반 이하 수준. 그럼에도 일선 상인들이 아이리버를 팔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이리버가 국내 MP3 플레이어 유통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전자제품 유통정보 사이트인 다나와(http://www.danawa.co.kr)가 자사의 상품 DB를 공유중인 300개 연동쇼핑몰의 온라인주문 수주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MP3 플레이어 판매건의 90%가 아이리버 제품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정세희 다나와 차장은 “마진차나 기획상품 여부 등에 따라 타 유통채널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이 정도라면 아이리버가 MP3 플레이어 유통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아이리버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전자랜드21에 따르면 현재 MP3 플레이어 매출의 70%는 아이리버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를 삼성전자(10%)와 정소프트(7%), 거원시스템(5%) 등이 나눠 갖는 구도다. 업체별 판매비율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하이마트도 아이리버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데 동의했다.

 특히 쇼핑몰 인기모델 순위 상위 1위부터 8위까지가 모두 ‘아이리버 iFP 시리즈’인 것으로 나타나 판매 수량은 물론, 브랜드 로열티면에서도 타사 제품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서대복 용산닷컴 사장은 “음질이나 조작기능 등 제조업체별 성능차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MP3 플레이어의 선택기준은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에 집중된다”며 “‘iRiver’에 대한 고객 충성도와 최근 출시중인 신제품의 디자인 등을 볼 때, 당분간 아이리버 독주체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세희 다나와 차장도 “현재 삼성전자, 거원, 정소프트 등 2위권 업체들의 제품 자체를 매장에서 점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들 업체는 브랜드 마케팅과 함께 유통 채널 확보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