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CD모니터를 비롯해 LCD TV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시장 진단으로 인해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의 매출 및 수익 악화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오히려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시장에 대한 비관 및 낙관론이 교체하고 있다. 특히 LCD의 시장 상황은 경쟁 제품인 CRT, PDP 등에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올해 지속적인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요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LCD 모니터 시장 전망은 640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의견은 삼성전자의 모니터 및 TV 사업 주체인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제기됐다. 반면 이 회사 LCD총괄은 올해 초 LCD 모니터 시장 규모를 7000만대로 예상했다. 이러한 LCD 수요 침체 예상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HP가 6월 대만의 AOC로부터 공급받았던 15인치 모니터 공급 물량을 월 14만대에서 8만대로 대폭 줄였으며 라이트온으로부터 공급받던 17인치 LCD모니터를 당초 6만대에서 1만5000대로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 역시 삼성전자의 OEM 물량을 오는 8월까지 지속적으로 15∼20%씩 줄이는 상황이며 라이트온의 물량에 대해서도 10% 가까이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TV시장 역시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900만대를 예상했지만 7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6세대 라인을 가동중인 샤프가 가격을 낮추는 등 TV 수요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국 이러한 수요 진작책이 어긋날 경우 6세대 라인의 일부를 17인치 모니터 생산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 2001년 악몽은 없다.
이러한 비관적인 시장 전망과 달리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9일 LCD TV 시장 전망을 지난해 말 900만대에서 12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1분기 TV용 패널 출하량 235만대에 달해 당초 기대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올해 대형 패널 출하량 전망도 당초 1억3100만대에서 1억4050만대로 7% 상향 조정했으며 매출도 345억달러에서 413억달러로 전망치를 높였다. 이 회사의 송세옥 한국지사장은 “하반기에 패널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이것이 다시 수요를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파이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 LCD총괄 석준형 전무가 “7세대 라인 가동에 따라 현재 대당 2,500달러(291만원)전후인 40인치패널가격이 1,000달러(116만원)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40인치 패널 가격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익을 예상하면서 내놓은 전망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LCD업계 한 관계자는 “패널 가격이 1년여 사이에 반 토막난 2001년 상황과 달리 LDI, 유리 등 핵심부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구조적인 문제여서 가격 폭락 가능성은 없다”며 “다만 수익율은 3∼4%정도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