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열풍에 속옷도 젖는다

최근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급속히 늘어 일부 모델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등 수요가 늘어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에어컨 업체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내수 불황으로 당초 에어컨 판매가 활성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생산계획을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으나 본격 더위가 시작되자 이를 수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이달 에어컨 판매가 지난 5월에 비해 2배 이상 신장하고 있으며, 전년 동기에 대비 약 10∼1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04년도 신모델인 투인원플러스의 15평형이 가장 많이 판매돼 소비자들은 신청후 7∼10일 정도 기다려야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제품이 있더라도 2인 1조인 설치팀이 하루에 많아야 10대 내외밖에 설치할 수 없어 에어컨 수급 뿐 아니라 설치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일경부터 장마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습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고객의 에어컨 구매가 더욱 몰릴 것으로 판단해 2인 1조의 설치팀이 설치 물량을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현장 출근을 독려하는 등 제품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이동 시간이 긴 대도시의 경우 인근 대리점 및 에어컨 전문점간의 협의를 통해 이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의 경우 에어컨 판매가 5월 들면서 조금씩 늘기 시작해 5월말에는 전달 대비 2배 가량 판매고를 올렸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6월에는 5월에 비해 판매 신장률이 70∼80% 가량 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특히 하우젠의 초절전 모델이나 공기청정 기능이 내장된 모델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 예약후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설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당초 생산계획을 작년보다 10% 가량 늘려잡았다. 이는 지난 3월에 예측한 에어컨 생산계획에 비해 30∼40% 늘어난 수치다. 이를 위해 잔업만으로 대응하려던 방침을 바꿔 전면 2교대로 라인을 가동,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위니아만도(대표 김일태) 역시 6월초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5월에 비해 약 20% 가량 판매가 늘어났으며 예약물량을 감안하면 6월 판매가 전년 동월에 비해 5∼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위니아만도 측은 올해 전년 대비 생산량을 약 10% 확대했으며, 오는 20일경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약 후 취소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금주 중 예약물량에 대한 설치작업을 최대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올여름 극심한 더위가 예상되자 소비자들이 경기침체를 감안해 100만원대 초반의 저가형 모델을 많이 찾아 일부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예약자들에 대한 설치 작업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