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와 KT간의 주파수 조정문제가 위성DMB의 순조로운 출발에 또 다른 갈등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지상중계기(갭필러)가 가입자에게 직접 방송을 송신하는 S밴드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파혼선으로 인해 향후 KT가 위성DMB 서비스를 위해 인접 주파수를 사용하게 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티유미디어와 KT는 최근 이 같은 갭필러간 전파 혼신을 조정하기 위해 협의를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방송위원회는 KT가 당장 위성DMB 서비스를 실시하지는 않겠지만, 정보통신부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히 매듭을 짓지 않을 경우 후발 사업자의 사업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이전에 두 회사의 합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갭필러간 주파수 혼신이 왜 문제인가=티유미디어는 갭필러를 통해 가입자에게 전달하는 주파수로 2.630G∼2.655GHz를 사용할 계획이며, KT가 향후 위성DMB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2.605G∼2.630GHz를 사용하게 된다. 위성에서 가입자에게 직접 수신하는 주파수 대역도 같은 인접 주파수이지만 신호 세기가 강하지 않아 혼신문제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갭필러에서 송신하는 전파는 세기가 강해 인접 주파수 대역과 겹쳐 혼신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혼신을 피하는 방법은=갭필러간 전파혼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접 주파수 경계에 보호대역을 설정, 서로 전파를 송신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즉, 티유미디어는 2.630G∼2.655GHz 중 2.335G∼2.655GHz만 사용하고, KT는 향후 2.605G∼2.625GHz 대역만 사용해 경계 주파수인 2.625G∼2.635GHz를 보호대역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두 회사 모두 보호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할 수 없어 서비스 가능한 채널이 줄어든다.
또 다른 방안은 갭필러에 필터를 채용, 전파혼신을 막는 것이지만 모든 갭필러에 고가의 필터를 설치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주파수 조정 합의 가능성은=전파혼신에 대한 모든 문제는 향후 KT가 위성DMB 서비스를 할 경우의 일이고, 현재로선 앞으로 KT가 서비스를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KT가 1∼2년후에 위성DMB 사업권을 신청한다면 주파수 조정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현재 KT의 사업 가능성 여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위해 티유미디어가 보호대역 주파수를 미리부터 설정한다거나 고가의 필터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는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KT는 앞으로 서비스를 하든, 하지않든 후발사업자를 위해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티유미디어는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후발사업자를 위해 사용 주파수를 줄이거나 고가의 필터 설치를 위해 투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향후 후발사업자가 나타날 경우 주파수 조정을 하겠다고 티유미디어가 사전약속을 하고 KT와 합의를 하는 것이지만, 위성DMB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온 두 회사가 과연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티유미디어는 합의하지 않을 경우 당장 사업자 선정이 지연될 우려가 있고, KT는 계속해서 SK텔레콤의 위성DMB 사업에 딴죽를 건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정통부와 방송위가 적극 나설 경우 쉽게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티유미디어 한 관계자는 “주파수 조정을 위해 KT와 이제 막 협의를 시작한 상황이라 단정적으로 결론을 짐작할 수 없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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