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IT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D램·LCD·휴대폰 등의 수요가 정점에 달했으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공급 초과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론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이다.
과거 IT 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났던 것은 지난 96년과 2001년으로 크게 두 차례다. 90년대 중반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라 96년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고 2001년에는 ‘IT버블’의 붕괴에 따라 역시 가격 하락 현상이 벌어졌다.
두 차례의 IT 공급 과잉은 당시 경제상황에 따라 파급효과가 달랐다. 96년의 경우 세계 경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덕에 영향이 크지 않았던 반면 2001년에는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 그 여파가 컸다.
다행히 현 상황은 2001년보다는 96년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진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및 중국 경기둔화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수요위축이 동반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무조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장 연구원은 “아직까지 경쟁심화로 인한 상처가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