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번 정책으로 많은 회원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의 윈도 서버 2003은 경쟁 운용체계인 유닉스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안정성 등이 검증되지 않아 주로 인터넷 업체들이 사용했다.
특히 대량의 서버를 도입했던 온라인게임 업체나 전자상거래 업체에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 업계의 경우 조직적인 대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업계 막대한 추가 비용 부담=온라인게임 업체인 A사는 윈도 서버2003 기반의 서버를 100대 이상 갖고 있다. 따라서 3억원 이상의 익스터널 커넥터 비용을 내야 한다. 100대 안팎의 윈도 서버를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 업체는 10개 이상이며 수백대의 서버를 갖고 있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보다 적은 온라인게임 업체까지 감안하면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만 5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지출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 굴지의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경우 온라인게임 업체에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에 역시 수십억원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리눅스로의 전환 등 다양한 대응책 마련=만일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불법복제 사용자가 된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의 관계자는 “한국MS에서 익스터널 커넥터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며 “불법복제 단속 과정에서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를 받았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칫하면 많은 국내 업체가 불법복제 사용자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업체나 전자상거래 업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체 B사는 윈도서버2003의 버전을 변경할 계획이다. 윈도서버2003은 현재 웹, 스탠더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등 4종의 버전이 있다. 이 가운데 웹 버전은 익스터널 커넥터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B사는 현재 게임 서비스 서버를 웹 버전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C사도 같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업체도 있다. 온라인게임 업체인 D사는 경우에 따라 윈도서버2003을 리눅스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국MS, 문제는 없지만 라이선스 인하는 검토=업계가 대응 마련에 분주하고 일부에서는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MS는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실수로 인해 좋은 제도가 오해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제한 접속자가 있는 업체에 접속자당 요금을 받으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익스터널 커넥터라는 라이선스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설령 이 같은 취지를 인정해도 적지 않은 고객이 계약 당시 익스터널 커넥터에 대해 듣지 못한 것은 여전히 문제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독점 기업의 횡포라는 비난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국MS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MS 관계자는 “워낙 많은 협력 업체가 있기 때문에 계약 조건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실수는 인정하지만 한국MS는 이번 조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나라에도 적용하고 있는 제도를 우리나라만 예외로 할 수 없으며 이미 여러 업체에 추가 비용을 받았기 때문에 형평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한국MS는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 비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