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필립스디스플레이, 공조 합의

‘이제 우리는 적이 아니라 동지입니다.’

  삼성SDI,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CRT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각각 30%로 세계 1, 2위를 다투며 그동안 양보 없는 경쟁을 벌여왔다. 영원한 라이벌인 두 기업이 최근 부품 공용화, 더 나아가 신제품 개발 공조 등 상생 경영으로 활로모색에 나섰다.

  삼성SDI, LG필립스디스플레이, 오리온전기 등은 최근 전자 총 재료를 공용화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한발 더 나아가 CRT 유리의 공용화도 추진키로 했다.

 액정디스플레이(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급부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LCD, 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에 공동 대응하는 것이 경쟁보다 우선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외부 위협이 CRT업계간의 상생의 협력을 이끌어낸 셈이다.

부품공용화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산하 CRT연구회가 약 2달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CRT연구회는 삼성SDI, LG필립스LCD, 오리온전기 등 국내 CRT 3개사와 삼성코닝, 한국전기초자 등 CRT 유리 2개사, 삼성전기, LG화학 등 관련 부품 등이 망라된 기술 교류 모임으로 지난해까지 주로 기술 교류를 목적으로 활동을 해왔다. CRT연구회 회장인 삼성SDI의 변창련 상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빠른 성장으로 CRT업계가 앞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공동 인식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유리까지 공용화할 경우 최대 5달러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해온 개별 CRT업체가 1,2달러의 원가를 절감하려면 뼈를 깍는 고통이 뒤따른다. 이에비하면 공용화에 따른 5달러의 원가 절감은 실로 엄청난 효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CRT 개발에서도 공조하고 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등은 기존 CRT에 비해 10∼15Cm정도 두께를 줄인 초슬림 CRT 개발과 관련,일부 기술을 공유하거나 부품 규격을 통일키로 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초슬림 CRT개발에 머리를 맞대고 또 부족한 기술을 서로 지원해주며 규격 통일로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했으며 이는 CRT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