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거래의 약 77%는 계약에 근거할 정도로 계약업무는 기업 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의 유력 경제연구기관인 공급관리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이미 40여 년 전부터 전문 협회가 있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계약 관리 업무가 분야별, 산업별 체계화돼 있으며 2000년 정도부터는 계약 과정을 전산화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반면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계약업무는 과거 30년 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한글과컴퓨터의 한CM닷컴은 이처럼 열악한 국내 계약관리의 현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서비스다. 실제로 한CM닷컴은 인터넷을 이용해 계약을 맺고 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온라인 통해 모든 계약 과정 완료 = 계약은 기업 입장에서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법률지식의 부족으로 계약서 작성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반복된 계약서 작성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직접 대면해서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막상 계약을 맺었더라도 계약서 보관에 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계약 내용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직접 창고를 뒤지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기업은 전자계약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롯데건설의 경우 약 5억 원의 비용을 달여 1년에 약 15억 원의 비용을 줄였다. 수십, 수백 장 분량의 계약서에 회사 도장을 찍는 업무로 야근을 하거나 밤을 새우는 일이 사라져 업무 효율도 증가했다. 또 내외부의 감사가 있을 때마다 종이문서의 조작 의혹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보안성이 완벽한 전자문서로 인해 기업의 투명성 확보라는 반사 이익도 거뒀다.
전자계약 시스템은 이렇듯 많은 장점이 있다. 더욱이 온라인 서비스 방식으로 전자계약 시스템을 만들면 언제·어디서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계약의 작성 및 체결은 물론 조회, 만기일 통보 등 계약 관리 업무까지 가능하다. 이 서비스 모델이 바로 한글과컴퓨터의 한CM닷컴이다.
전자계약 시스템을 온라인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은 한CM닷컴이 처음이다. 한글과컴퓨터는 비씨큐어와 에이디트러스트솔루션스, 한컴시큐어 등과 협력해 솔루션 개발과 보안 및 인증 장치를 만들었다. 또 법률적 서비스를 위해서는 로앤비와 손을 잡았다. 결국 각 분야의 최고 전문 업체가 힘을 합쳐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한CM닷컴은 △엄선된 2000여 건의 한글 문서서식 제공 △법률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다양한 표준계약서식 제공 △계약의 주요 항목만을 입력해 복잡한 계약서를 쉽게 자동 작성 △계약 상대방을 만나지 않고 전자서명으로 온라인 계약을 체결 △언제·어디서나 작성한 계약서를 확인하고 계약기간 만료 전 e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전 통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용은 낮추고 효율은 높인다 = 한글과컴퓨터가 지난 5월에 개최한 ‘계약관리 세미나’에는 삼성물산, 삼성전기, 현대카드, LG칼텍스정유, CJ 등 대기업은 물론 NHN, 휴맥스 등 벤처기업과 천재교육, 하나투어 등 중견기업 다수가 참가했다.
이같은 전자계약 시스템에 대한 높은 관심은 향후 온라인 계약관리 서비스 시장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한글과컴퓨터는 강조한다. 비용절감과 편의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신뢰와 비용의 함수. 기업의 중요 데이터를 외부에 맡긴다는 불안감 때문에 내부에 시스템을 만들고 싶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한글과컴퓨터는 대기업 시장을 겨냥해서는 온라인 서비스와 시스템통합을 혼합한 방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몇몇 대기업은 사내 일부 부서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다.
대기업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내부 구축이 요원할 따름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전면적인 온라인 서비스 도입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면 계약과 구매 담당자의 뒷돈 거래 계약 등도 온라인 계약관리 서비스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의 일부 구매 담당자들은 이면계약 등의 관행을 통해 납품업체로부터 청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계약관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는 경영 혁신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모두 없애야 할 불합리한 관행이다.
가트너그룹은 세계 계약관리 시장이 내년에는 31억 달러, 2007년에는 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역시 이 서비스가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을 인식하는 업체가 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인터뷰]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이사
“한글과컴퓨터는 이제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서비스웨어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이사는 한CM닷컴이 한글과컴퓨터 변신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조 이사는 “현재 미국에서도 계약관리가 화두”라며 “계약은 기업의 존폐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작성과 체계적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조 이사는 지금까지는 법과 IT가 평행선을 그려왔지만 각 분야의 전문 업체가 모여 획기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개인 고객 1200여 명에 150여개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연말까지 1만 고객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대기업 하나를 고객으로 확보하면 수백 곳 이상의 협력 업체도 고객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이 서비스로 연말까지 6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 2분기 중분에는 100억 원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조 이사는 “일단 전자 계약이 가장 중요한 서비스지만 앞으로는 공인 전자문서 관리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종이 문서를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소모하고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한 사업 모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