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는 컴퓨팅 하드웨어 영역 중 차세대 성장 동인으로 꼽힌다. 1테라바이트당 2억원을 호가하던 장비가격은 최근 들어 5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가격은 하락했지만 이는 동시에 기술발전으로 인한 스토리지 성능 향상 측면을 의미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다. 스토리지가 하드웨어 영역에서 차세대 성장 품목인 것은 데이터 생산은 지금 보다 더 많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하고 또 데이터에 대한 가치에 따라 보전하는 방법이나 기간 등이 과거보다 길어진다고 할 때 새로운 시장 창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드웨어의 과거 이슈가 서버였다면 앞으로는 스토리지가 그것을 대신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물론 이 같은 시장 변화는 다른 숙제도 발생시킨다. 데이터 급증에 따라 무작정 스토리지 규모를 늘릴 순 없고 효율적인 IT 사용, 총소유비용(TCO) 문제에서 스토리지 역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부각되고 있는 정보생명주기관리(ILM)나 가상화 기술 혹은 저가 방식의 저장장치 기술 발전 등은 바로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다.
이번 SEK2004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기업 내 스토리지 영역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점에 맞춰 스토리지 특별관을 별도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유일한 스토리지 전문가 집단인 ‘스토리지 시스템 연구회(회장 손덕주 http://www.storage.or.kr)’가 주관하는 대규모 포럼도 함께 개최한다.
스토리지 특별관에는 한국EMC가 대형 부스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서버 업체인 한국HP·한국IBM 등 하드웨어부터 솔루션까지 최신 스토리지 기술 동향 및 시장 현황을 보여주는 주요 업체들이 제품들이 전시된다.
포럼에서는 대세로 자리잡힌 SAN과 NAS 기술에 대한 소개와 안정적이고 고속의 데이터 전송 기능을 제공하는 SCSI에 대응한 저가의 대용량 저장 장치 기술 SATA 및 ATA, IP 스토리지 기술의 핵심으로 등장한 iSCSI(Internet SCSI) 기술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ILM 전략을 내세워 종합 스토리지 솔루션 업체로 위상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EMC 본사 임원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과 온디맨드 기술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 및 온디맨드 스토리지 기술’ 트랙과 안정적인 데이터의 저장 기술과 백업 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및 저장 기술’ 트랙 그리고 스토리지 신기술 동향 및 구축 방안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지 관련 신기술 및 시스템 구축방안’ 트랙 등 총 3개의 트랙에 21개 세션이 열린다.
◆인터뷰-손덕주 스토리지시스템연구회 회장(ETRI)
“국내 스토리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전문 포럼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지난 2001년 초 자료저장시스템연구회로 출범한 스토리지시스템 연구회 손덕주 회장이 연구회 출범 4년만에 대규모 포럼을 기획하면서 밝히는 포부다.
연구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학·연구계 전문가들이 모이는 스토리지 관련 비영리 단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정통부의 스토리지 SW 과제를 수행하면서 산업계와 연구계간에 기술 및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 공유를 밀접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이러다 보니 연구회 활동은 참여하는 대상자들간의 의견교류 정도에 그쳐왔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출범 당시 시장 상황과 지금은 현저히 다르다. 현재 31개 기업 450여명의 개인 회원이 참여하는 등 연구회 규모가 출범 당시에 비해 두 세배 이상 커졌다는 데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사실 그 당시엔 연구 목적에 산업계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의도가 컸지요. 현재는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스토리지 관련 연구를 기피하고 그 때문에 활동이 실제 축소되고 있는 경향도 사실입니다.” 손 회장은 이같은 변화에서 연구회 활동 방향이나 내용도 새롭게 정비돼야 할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구회가 이번 SEK 2004를 빌어 그간 내부 워크숍이나 학술대회 성격의 모임을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세미나로 발전시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연구회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사용자측과 교류를 꾀할 계획이다. 특정 업체의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연구회가 중심이 돼 스토리지 기술 및 시장 동향을 객관적으로 알리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
손 회장은 “산·학·연에 이어 실제 사용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정보의 장으로 포럼 활동을 넓히는 것은 물론 특히 이같은 모임을 통해 양적으로 늘어난 국산 스토리지 업체들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활용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연구회는 그간 포럼 및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국내 스토리지 연구의 활성화와 교류 증진을 꾀해왔다. 특히 국내 스토리지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회에서는 회원사에서 관련 기증 받아 신청학교를 평가해 선정된 학교에 스토리지 시스템을 기증하는 사업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 고려대학교(박명순교수)가 1차로 선정돼 1억원 상당의 관련 기자재를 기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