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주식보유비중 확대로 기업경영권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모투자전문회사(PEF)등을 육성해 기업들을 상시적인 경영권 인수가능성에 노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증권연구원은 17일 ‘외국인 주식보유비중의 증대를 둘러싼 논의에 대한 검토’ 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외국인의 경영권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기업은 SK나 삼성물산처럼 출자회사 보유지분 대비 주가의 할인이 심하고 지배주주 지분이 낮은 경우”라며 ”외국인의 공격가능성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출자회사 할인을 해소하거나 지배 대주주의 직접 지분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출자회사 할인을 위해서는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등의 육성을 통해 출자회사 할인이 존재하는 기업들이 상시 경영권 인수 가능성에 노출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도 규제 등을 통해 외국인들로부터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을 방어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지적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한편 증권연구원은 외국인의 고액 배당요구와 외국인 지분율 상승에 따른 유통주식수 감소 문제는 큰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고배당 기업과 외국인 지분율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 외국인 지분 역시 장기 투자 형태를 띠고 있지만 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유통주식수 감소와는 별개라는 지적이다.
증권연구원의 오승현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갑작스런 시장 이탈을 통한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정부가 사전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외국인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