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리 하트웰 프레드허치슨암연구소장, 염홍철 대전광역시장, 양규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왼쪽부터)이 한국 분소 설립 및 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 우수 연구개발(R&D)기관의 유치전략을 ‘공동 투자에 의한 독립기관 설치형’에서 ‘프로젝트 기반 공동 연구형’으로 전환한다.
과학기술부는 17일 외국 우수 연구기관이 스스로 한국에 찾아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유치전략을 운영하되 프로젝트 및 기관간 협력차원에서 ‘연구기능을 유치’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의 주요 대상으로는 영국 캐빈디시연구소, 러시아 국립광학연구원(SOI), 미국 프레드허치슨암연구소와 국립보건원(NIH)결핵연구센터, 일본 오사카대학 나노세라믹연구센터 등이다.
김상선 과기부 과학기술협력국장은 “그동안 파스퇴르와 같은 유명 연구기관을 선별적으로 유치·지원해 선진 R&D 풍토와 기법, 기술이전을 기대했으나 그 과정에서 공동 투자가 전제조건으로 등장하는 등 부담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외국 법인이나 대학의 연구기관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유치된 외국 연구기관을 R&D 클러스터 구축, 국가혁신체제(NIS), 지역혁신체제(RIS) 등에 연계·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KICOS)과 가칭 외국연구기관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적 종합지원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연구기관유치위원회는 다음달 중으로 과기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해 재정경제·교육인적자원·농림·산업자원·정보통신·보건복지·환경부의 국장급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 출범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각 부처와 지방자치제의 외국 연구기관 유치작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협의조정기구로 운영된다.
유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대전광역시와 프레드허치슨암연구소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서 공동 연구를 위한 한국분소 설립 양해각서(MOU)를 교환, 오는 10월 중에 세부 계약을 한 후 내년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대전광역시는 앞으로 암 R&D기능을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임상기능을 충남대·을지대·건양대·대전대 부속병원에 맡기는 시스템을 구축해 프레드허치슨암연구소와 연계할 계획이다.
과기부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추진하는 ‘한·미 결핵공동연구센터’의 설립도 성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NIH가 우리나라의 국립마산결핵병원, 한국화학연구원, 연세의대로 이어지는 최적의 결핵연구환경에 주목하고 초기 소요예산 180억원(추정)의 80%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다음 주에는 경기도와 한국전기연구원이 추진하는 세계 광전자·광기기 선두 연구기관인 러시아 국립광학연구원(SOI)의 한국 분소 유치작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