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종목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이었던 인수합병(M&A) 재료가 ‘용두사미’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수합병 재료를 등에 업고 급등했다가 추후 M&A가 무산돼 급락세로 돌아서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M&A로 해당 기업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막연히 ‘M&A=주가 상승’ 공식을 따라가는 투자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M&A, 무산 속출=지난 5월 장외기업인 엔타즈와의 합병 추진을 발표했던 필링크는 지난 9일 시장 환경 급변에 따라 합병 추진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KTT텔레콤(옛 에어로텔레콤)도 지난해 말부터 장외기업 셀레콤과의 흡수 합병을 검토, 지난 3월에는 이사회 결의까지 마쳤으나 최근 채권자의 이의신청으로 인해 합병 무산을 선언했다. 팬택앤큐리텔도 해외 마케팅 차원에서 미국 오디오박스커뮤니케이션 지분 인수를 추진했으나 지난 15일 인수조건에 대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M&A, 일파만파=처음 노출된 M&A 재료는 해당 기업의 주가를 급등시켰으나 실패로 끝난 M&A는 정반대 효과를 가져왔다. KTT텔레콤은 셀레콤과의 M&A 가능성이 대두 된 연초부터 흡수합병 결의 직후인 3월 16일까지 9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합병 지연을 공시한 지난 1일 이후에는 54% 급락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시장 불안으로 하락세를 면치못하던 필링크는 지난달 6일 엔타즈와의 합병 추진 사실을 공시한 후 주가가 안정세로 돌아섰으나 지난 9일 합병 추진 철회 발표 이후에는 일주일만에 17%나 떨어졌다.
◇M&A, 꼬리도 확인=이처럼 M&A 재료로 급등했다가 급락세로 반전하는 사례가 늘면서 M&A 재료에 대한 조심스러운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처럼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M&A 무산 가능성이 더욱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기업 최대주주의 경우 고의로 M&A설을 흘려 주가가 오르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투자에 앞서 구체적인 M&A 배경과 함께 인수 및 피인수 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 검토 등을 통해 M&A 실현 가능성을 확인해 볼 것”을 주문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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