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를 순간적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원격이동(텔레포테이션) 실험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AFP통신이 17일 네이처를 인용,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과 미국국립기술표준원(NIST) 연구진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자를 중간 지점을 거치지 않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양자역학의 기본 특성인 ‘얽힘현상(entanglement)’을 이용한 것으로 현재 슈퍼컴퓨터보다 몇배 빠른 차세대 양자 컴퓨터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인스브루크 대학 연구진은 빛의 알갱이인 광자를 원격이동하는 데도 성공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광자에 이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단위 텔레포테이션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람처럼 복잡한 물체를 완벽하게 원격이동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지적한다. NIST의 한 과학자는 “텔레포테이션 기술은 영화 스타트렉처럼 사람을 원격지로 보내는 것보다 컴퓨터 내부의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우선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