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대중화 시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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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폐가 현금을 대체할 결제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최근 전자화폐업체들이 화폐 사용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유통분야와 콘텐츠분야 등으로 급속히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마이비와 비자캐시 등 관련업체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전자화폐가 실질적으로 현금을 대체할 수 있는 결제수단으로 변화할 시점도 멀지 않았다고 점치고 있다.

 또한 전자화폐가 기존의 교통분야에서 벗어나 타 부문으로 확산될 경우 스마트카드, 카드리더와 정산시스템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라는 부수 효과도 예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화폐 활성화는 관련 IT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촉매로까지도 불리고 있다.

 ◇전국으로 급속 확산=마이비는 지난달 21일 부산 해운대구청과 협약을 맺고 해운대 해수욕장 공식 개장기간(7월1일∼8월31일)에 탈의장·샤워장·스낵코너 등 해수욕장 내 모든 편의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해운대서머비치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이 카드는 현재 부산시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통카드를 손목밴드와 목걸이 형태의 액세서리형태로 바꾼 것으로 마이비와 해운대구청은 해수욕장 내외에 총 600대의 카드리더를 설치, 휴가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전지역에서 한꿈이카드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하나은행과 비자캐시는 대전월드컵 경기장에 전자화폐 단말기를 설치, 입장객이 별도로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고도 곧바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향후 일반 유통점과 PC방 등에서도 이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꿈이카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및 마케팅을 전개키로 했다.

 서울시도 당장은 아니지만 다음달 1일부터 발급될 서울시 교통카드인 ‘티-머니’의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영화관·공원 등 문화시설을 이용할 때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직은 교통분야가 월등=이처럼 전자화폐의 이용영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통분야에서 전자화폐의 이용이 월등하다. 부산지역에서 전자화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마이비는 부산은행과 함께 7000대 가량의 단말기를 단체급식소·패스트푸드점·복합상영관 등 비교통분야에 설치, 운용하고 있으나 아직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마이비는 부산지역에서만 일평균 1억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 가운데 98%가 버스·지하철·택시 등 교통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이고 비교통분야는 약 2%에 불과하다.

 마이비의 한 관계자는 “전자화폐의 이용이 전 영역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카드리더 등 이용인프라의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금융기관, 정부, 지자체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활성화 변수=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자화폐의 전체 발행매수는 502만매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증가했다. 월 이용금액도 142억2000만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86.3%나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용률도 보완관계에 있는 신용카드와 크게 대비된다. 건수로는 신용카드의 9.4%, 금액은 신용카드의 0.0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같은 수치에 대해 오히려 “전자화폐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자캐시의 한 관계자는 “현재 주로 현금이 사용되는 1만원이하 소액결제분야의 경우 향후 전자화폐의 이용이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가 전자화폐 활성화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