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미디어칩 개발 각축

퀄컴 등과 차세대 동영상 지원 `영토다툼`

휴대폰이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로 부상하고 이를 지원하는 새로운 규격들이 하반기부터 본격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메이저 반도체업체들의 영토싸움이 뜨거워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퀄컴 등 베이스밴드 모뎀 칩 업계, TI 등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칩 업계, 코어로직 등 카메라폰 컨트롤러 칩 업체들은 MPEG4, H.264 등 차세대 동영상 규격을 소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하고 시장 선점 경쟁은 물론 새로운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신용 모뎀 칩 업체인 퀄컴은 기존 규격에서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MSM6100 칩을 선보인 데 이어 조만간 MPEG4 기능 등을 탑재한 MSM6550 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퀄컴은 또 내년부터는 디지털 전자제품 기능을 무선기기에 통합시키면서 모든 3세대 무선 표준을 단일 칩에서 지원하는 ‘컨버전스 플랫폼’ 계획도 발표했다.

 퀄컴 칩세트 사업부의 브라이언 로드리게스 이사는 “MSM7000 시리즈에서는 3D 온라인 게임, 순간 이미지 캡처 및 영상 메일, 초당 30프레임의 디지털 VGA 비디오 촬영 및 재생 등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TI, 르네사스 등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특화해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TI와 르네사스 등은 각각 ‘오맵’ ‘SH모바일’ 등 멀티미디어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반도체로 MEPG4 등 휴대폰의 차세대 규격을 만족시켜간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특히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칩을 사실상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3월 ‘MIPI’라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메라폰용 컨트롤러 칩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업체들도 차세대 멀티미디어 칩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코어로직과 엠텍비젼 등은 메가픽셀급 카메라폰 지원 기능은 물론 MPEG4도 지원하는 반도체를 늦어도 3분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코어로직 강영태 이사는 “세계 최강의 휴대폰 제조를 지원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가의 고성능 칩, 실시간에 가까운 기술 지원 등으로 시장을 파고 들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규격의 휴대폰용 멀티미디어 반도체가 연말부터는 휴대폰에 본격적으로 채택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칩 개발업체인 넥서스칩스의 김학근 사장은 “반도체의 시스템온칩(SoC)화로 칩 간의 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시장을 놓고 주요 칩 진영 간의 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