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케이블TV 관련 전시회인 ‘KCTA 2004’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올해로 두번째인 이 전시회는 유삼렬(62)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의 임기와 함께 시작돼 국내 케이블TV 업계는 물론 미국 ·유럽·아시아 각국로부터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에 대해 유삼렬 회장의 공이 가장 컸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한 키워드는 무엇보다 콘텐츠 산업의 육성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5년 출범이후 케이블TV업계가 힘겹게 키워온 콘텐츠마저도 위성방송이 출범하면서 차별성을 가져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케이블TV 업계의 발전이 콘텐츠 산업에 달려 있다는 유삼렬 회장은 이번 전시회에 콘텐츠 업계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및 데이터방송채널사용사업자(DP)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가 하면 공동부스 마련 등 아이디어까지 내놨다.
“콘텐츠의 차별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유료시장의 정상화에 일조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전환과 함께 자연스럽게 유료시장의 정상화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수적입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방송계 마당발로 통하는 유삼렬 회장의 열정적인 업무 추진은 오는 24일 협회장 취임 1년을 맞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유 회장은 KCTA 전시회가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하는데 단초를 마련했고 협회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PP간의 원활한 업무 통합, 불협화음의 최소화에 기여했다. 또 유 회장 취임이후 1·2차 SO와 3·4차 전환 SO간의 갈등도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유 회장 취임이후 처음으로 등록PP들에 대한 회원사 가입이 허락됐고 3·4차 SO들의 회원사 가입도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다.
유 회장은 “내년이면 케이블TV출범 10주년을 맞이한다”며 “출범 초기부터 케이블TV가 방송통신융합시대를 위한 최적의 매체임을 천명해 왔지만 아직도 높은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현재 방송과 통신사업자간 서비스의 차별화는 없어지는 반면 사업자별 규제는 차별화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 업계의 역량을 결집해 대응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업계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유 회장의 모습은 지상파방송과 위성방송 등 타 업계에도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경쟁매체인 위성방송 중심으로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가 출범했고 지상파방송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방송협회에까지 유삼렬 회장의 활동이 본보기가 됐다고 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