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석박사와 해외유학파까지 이번 하반기 대기업 공채에 대거 가세하면서 취업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그룹계열사 중심 대기업의 채용소요가 지난해에는 전체 졸업예정자의 4%도 채 모집하지 못할 정도로 적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취업의 끈을 놓기엔 이르다. 특히 구직자들의 무조건적인 대기업 선호 경향 때문에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는 기업들도 적지 않아, 구직자들이 조금만 눈길을 돌리면 취업의 문은 의외로 넓다는 것이다.
우선 구인정보 자체보다 해당 기업의 내용을 알아보는 것이 첫번째이다. 채용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의 경우 기업정보가 비교적 상세히 나와 있다. 입사 희망기업의 업종, 대표이사, 자본금, 설립연도, 사원수, 회사규모, 상장여부, 주소(위치), 사업내용, 개발실적, 복리후생 등이 빠짐없이 적혀있는지 살펴본다. 자본금이나 사원수 필드가 공란으로 되어있는 기업이라면 직접 전화문의를 통해 꼭 알아본다. 만약 밝히길 꺼려하는 회사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듯.
또한 기업의 홈페이지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는지 알아본다. 회사소개와 사업비전에 대해서는 충실히 제공하는지,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무엇인지, 조직 구성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자체 컨텐츠를 보유하고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라면 해당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금방 판단할 수 있다. 디자인이 70년대식이라든지, 속도가 엄청나게 느리다든지, 업데이트 일자가 6개월이 넘은 홈페이지라면 더 이상 생각할 나위가 없다. 그 회사는 입사해서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요즘처럼 닷컴의 위기론이 대두하는 때에 포털을 외치며 이것저것 손대는 회사보다 한가지 아이템이라도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좋다. 그만큼 전문성이 높다는 것이며 살아남을 가능성도 크지 않을까.
복리후생도 따져보자. 연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사원 복지제도이다. 인력난도 심하고 이직율도 높은 IT업계에 최대한 인재를 잡아놓기 위해 다양하고 독특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많다. 4대보험(의료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은 기본이고 업무기여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지, 격주휴무를 시행중인지, 탄력적인 근무시간을 적용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신생벤처와 중견벤처도 구분해서 본다. 최근 신생유망벤처의 연봉이 잘 알려진 중견벤처의 연봉보다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아무래도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다보니 신생벤처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그만큼의 반대급부(=연봉)를 제공해야하지 않을까. 또한 빨리 자리를 잡고 사업을 안정화시켜야 하는 신생업체의 특성상 신입직원보다 경력직원을 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아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 신생벤처라고 기피할 필요는 없다. 만약 당신이 신입직원이라면 일단 연봉이 적더라도 중견벤처에서 일을 배우며 경험을 쌓는 것이 낫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사람이라면 확실한 비전과 수익모델을 지닌 신생유망벤처에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더 좋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