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전양판점마다 판매제품의 모델 디자인이나 가격들이 비슷해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점포를 찾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점포내 인테리어, 친절도 등이 손꼽히지만 무엇보다 고객들의 방문을 유인하는 요소로 첫 손가락 꼽히는 것은 점포의 위치다.
이런 점에서 하이마트 부산 동래점은 엄청난 ‘메리트’를 갖고 있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중심가로 진행하는 쪽에서 보자면 지상의 마지막이고, 외곽으로 나가는 쪽에서는 지하를 벗어나는 첫 번째 역 앞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뇌리에 점포의 위치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천혜의 목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는 전철을 타고 지하를 빠져나오자마자 ‘하이마트 동래점’을 알리는 네온사인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이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이헌정 지점장(46)도 “노출도에 있어서 이 지역의 그 어느 매장보다 유리하다”고 말한다.
실제 지역 상권에서 노출도의 우세는 100m 경주에서 50m 쯤 앞서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장은 이런 점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덧붙인다.
부담스런 이유는 또 있다. 하이마트 입장에서 볼 때 동래점은 대표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는 점포이기 때문이다.
동래점의 책임자인 이 지점장은 하이마트 부산 1호점을 개점한 바 있다. 당시 위치는 옛 부산백화점 앞인데 몇 년 전부터는 “상가로서는 ‘한물간 지역’”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이 지점장은 재기를 위한 점포를 물색하던 중 본래 공장터였던 현재 건물의 가치를 단박에 알아봤다.
이후 동래점은 온천동·사직동 등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동래의 이정표’로 변신했다. 지난달 25일에 오픈했으니 불과 한달만의 일이다.
이 지점장은 “동래점이 지역 주민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고 밝힌다. 밤에도 점포 불을 끄지 않게 되면서 주변 지역 범죄마저 하락했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이를 환영했고 점포 내방은 더 늘었다. “판촉 이벤트마저 여의치 않은 요즘 부산 경기를 감안하면 간접 홍보효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게 이 지점장의 설명이다.
당연히 매출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지점장은 과거 동래점에 비해 1.5배 늘었다고 귀띔한다.
이 같은 호조건이라고 해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밝힌다.
이 지점장은 “일단 하이마트에 들른 고객의 구매 가능성이 8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15명의 직원이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구매가 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인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친절’만큼은 다른 점포를 넘어서는데다가 가급적 ‘연고 판매’를 하지않는 원칙을 세워놓았다.
하지만 실제 동래점만이 갖고 있는 판매 노하우는 따로 있다. ‘이별의 순간’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이 지점장은 마중보다 배웅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다.
손님이 올 때는 물론 상품을 사지 않고 갈 때도 손님에게 주차도우미들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느 손님도 소홀히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오고 싶은 매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이 지점장은 “동래점을 하이마트 부산 1호점의 전통을 잇는 최고 수준의 매장으로 꾸며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