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왕선 씨(34)는 전형적인 디지털 바캉스족.
보름 앞으로 다가온 자신의 휴가를 앞두고 이씨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각종 디지털 제품을 꼼꼼히 챙기는 일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인 이씨는 평소에도 주말이면 PDA로 맛집을 찾고, 디지털카메라로 들꽃사진 촬영을 즐긴다. 나들이에 나서는 그의 목에 항상 MP3 플레이어가 걸려있음은 물론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휴가 일정을 빨리 잡아 벌써부터 이씨의 마음은 산과 들로 달음질치고 있다. “작년에는 8월초에 휴가를 잡는 바람에 교통체증으로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차 안에서 쓸 수 있는 제품들을 몇개 장만하려 합니다.”
특히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길맹’인 이씨의 구입 목록 1순위. 길안내는 물론, 과속 단속 카메라까지 감지해주는 이 제품은 기존 고가 위주에서 최근 보급형 저가 제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전자랜드21 모바일 DVD파트의 김상호 팀장은 “내비게이션, 카오디오 등 차량용 제품의 매출이 최근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4층에 위치한 TM카오디오의 신봉조 사장은 “차량용 제품은 장착시 2∼4만원 정도의 공임료가 추가로 소요돼, 구입전 이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뭐니뭐니해도 바캉스용 디지털제품의 대명사는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캠코더다. 그중에서도 방수케이스와 수중 플래시는 꼭 챙겨야할 필수 장비. 소니코리아의 ‘마린팩 MPK-PHB, MPK-PEA’는 수심 40m까지 방수되며 물속에서 구별하기 쉬운 밝은 노란색이다. 또 ‘HVL-ML20M’은 마린팩을 위한 방수 라이트로 수중 2미터까지 환하게 밝혀준다. 소니는 이번 여름시즌을 맞아 사이버샷 DSC-P100을 손쉽게 충전 및 AV기기와의 연결이 간편한 사이버스테이션, 휴대형 가방 등 포함해 64만8000원에 내놓고 있다. 캐논의 ‘WP-DC400’도 수심 30m까지 방수되며 파워샷 A100, 200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 올림푸스 ‘PT-010’은 수심 30m까지 방수되며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은 C-4040Z, C-3020Z, C-3040Z 등이다. 가격은 20만원대가 주종.
MP3 플레이어 역시 없어서는 안될 바캉스 단골 손님이다. 아웃도어 개념의 MP3P로는 넥스트웨이의 ‘디큐브’가 꼽힌다. 올 여름을 겨냥해 이달 전격 출시된 이 제품(디큐브 712G)은 원색의 컬러와 디자인은 물론, 허리와 팔 등 신체 각 부위에 부착이 가능한 아웃도어팩(별매)을 채택, 활동성이 돋보인다.
부산 광안리, 제주 중문단지 등 최근 전국 휴양지에 무선인터넷 접속가능 지역이 속속 늘어남에 따라 무선 노트북과 PDA를 여름철 주력상품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HP의 ‘아이팩 포켓PC h4150’은 Wi-Fi 무선랜(802.11b)과 블루투스 모듈을 모두 내장하면서도 시중 PDA 가운데 가장 얇고 가벼운 제품으로 꼽힌다.
이밖에 차량용 냉장고를 비롯해 △휴대형 비데 △해충퇴치기 △휴대용 빙수·아이스크림 제조기 등이 이색 바캉스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