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Product Placement)’로 불리는 간접 광고가 유행이다. PPL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특정 상품을 소도구로 활용해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PPL 효과가 알려지면서 영화와 드라마의 이미지를 연계한 CF까지 등장했다. 단순히 상품만 노출하는 게 아니라 아예 회사 건물을 배경으로 하거나 회사 이미지 등을 호의적으로 전달하는 기법도 선보였다.
그동안 PPL에 다소 소극적이던 디지털 기기 업체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코닥은 인기 가수 신작 뮤직비디오에 콤팩트형 디지털카메라 ‘이지쉐어 LS743’ 제품을 협찬(PPL)했다. 여성 컨셉트의 콤팩트한 제품인 LS743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탑재돼 뮤직비디오에 선보이면 충분한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코닥 측은 자신하고 있다. 한 MP3업체는 드라마 제작 지원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자사의 대표 품목과 회사 이미지를 한 단계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현대홈쇼핑은 아예 PPL을 기반으로 상품을 개발해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활용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이미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20∼30여 편의 PPL상품 협상을 완료하고, 일본 방송국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위에서는 방송프로그램의 간접 광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분간 PPL의 인기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좋은 제품만 잘 만들면 자연스럽게 팔릴 것이라는 게 업체의 기본 마인드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도 마케팅에 실패한다면 ‘그저 그런’ 상품의 하나로 머물 수밖에 없다. 그 만큼 경쟁이 심해지고 다양한 유통 채널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PPL은 앞으로 히트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상품 개발뿐 아니라 이에 걸맞은 마케팅 기법이 뒷받침돼야 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