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체들이 잇따라 데스크톱PC에 수랭식 냉각장치(쿨러)를 장착할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보컴퓨터를 비롯해 도시바코리아·LG전자 등 국내 PC 업체들은 최근 중앙처리장치(CPU)의 높은 클록스피드로 인한 ‘발열’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부상함에 따라 효과적인 열처리를 위해 수랭식 쿨러 장착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디어센터PC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국내 쿨러제조업체에 수랭식쿨러 개발을 의뢰하는 등 PC관련 업계가 수랭식 쿨러 장착을 서두르고 있다.
◇PC업계의 움직임=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모 쿨러 업체와 수랭식 쿨러를 공급받기로 이미 계약을 했으며 이르면 7월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부식방지 냉각파이프, 무소음 펌프 등의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해 내년 상반기 인텔에서 출시 예정인 테자스 코어 프로세서 출시에 맞춰 수랭식 쿨링시스템이 적용된 노트북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LG전자 및 삼성전자도 국내 쿨러 업체와 잇따라 접촉하며 수랭식 쿨러를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4분기에는 수랭식 쿨러를 탑재한 PC가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쿨러 업체들의 대응=무소음 쿨러로 정평난 잘만테크(대표 이영필 http://www.zalman.co.kr)는 지난 3월 CPU와 그래픽칩세트 냉각용으로 수랭식 쿨러(모델명 RESERATOR 1)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요청으로 ‘팬없는 수냉식 쿨러’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수랭식 쿨러에 히트파이프를 결합한 팬없는 수랭식 쿨러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1분기 중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디지털샘(대표 이삼주 http://www.digitalsam.co.kr)은 기존 공냉식 및 히트파이프식 쿨러의 단점을 보완한 수랭식 쿨러(모델명 엑스쿨러)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국내 S사 및 해외 대형 PC업체에 이 제품을 공급키로 하고 최근 양산에 들어갔다. LG전선(대표 구자열 http://www.lgcable.co.kr)도 지난달 초 초박판형 수랭식 쿨러(모델명 스마트 히트 스프레더)를 내놓고 LG IBM 등 PC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수랭식 쿨러 최선의 대안인가=최근 들어 PC업체들이 수랭식 쿨러의 탑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CPU에서 발생하는 고열때문이다. 디지털샘이 측정한 바에 따르면 인텔의 펜티엄4 3.0㎓ CPU에 8Gb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 그리고 1Gb의 메모리를 장착한 PC를 가동할 경우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케이스 내부온도가 공냉식은 72℃에 56㏈, 히트파이프식은 52℃에 50㏈, 수랭식쿨러(디지털샘 제품)는 48℃에 28㏈로 나타나 수랭식 쿨러가 발열량 및 소음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점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지적을 많이 받는 것이 값이 기존 쿨러에 비해 현저하게 비싸다는 점이다. 하이엔드급 CPU에 사용되는 공랭식 및 히트파이프식 쿨러가 2만∼7만원 선인 데 비해 이 수랭식 쿨러는 10만원을 훨씬 넘어 유명메이커들이 과연 상용제품에 본격적으로 채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만에 하나라도 냉각수 관의 이음새가 벌어지거나 터져서 누수라도 되면 PC자체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PC업체들은 진작부터 수랭식 쿨러를 채택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면서도 반복해서 테스트하며 품질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