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CMO]권우성 SAP 마케팅세일즈 총괄상무

“마케팅은 결국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해 가는 과정입니다. 탄탄한 신뢰가 바탕되면 고객은 회사를 믿고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죠.”

 권우성 상무가 세계적인 기업용 솔루션 업체인 SAP의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 지 6개월이 지났다. 권 상무는 “지금까지의 시간은 일종의 적응기간였다며 이제는 구상해 온 마케팅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상무가 추구하는 SAP코리아의 마케팅전략은 ‘신뢰’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산업별로 솔루션별로 세분화된 타깃 고객을 대상으로 SAP가 제공하는 제품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게 핵심입니다.”

 권 상무가 어찌보면 새로울 것이 없는 ‘신뢰’라는 단어를 마케팅의 핵심으로 생각하게 된 데는 그 동안 IT분야에서 닦아온 거친 경험의 영향이 적지 않다. IT분야 전공자가 아닌 그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IBM에 첫발을 내디뎠다. IBM에서 88올림픽과 Y2K를 거치면서 기획과 기술지원, 컨설팅 분야를 경험했다. 이후 웹메소드의 창립멤버로 참여하면서 SW를 접했고 SI업체인 EDS코리아에서 처음으로 마케팅이라는 업무를 접했다.

 “SW라는 제품의 마케팅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SW중에서도 기업용SW는 특정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제품으로 일반적인 마케팅기법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이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주는 가치를 느끼고 저절로 찾도록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전략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막연한 수치보다는 SW사용에 따른 경쟁력과 생산성의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증거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SAP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고객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용자 모임을 활성화해 실제로 쓰는 사람과 정보를 교류하고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이해하려 합니다.”

 권 상무는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운영돼 온 산업별 사용자 소모임을 하반기부터는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매년 겨울방학을 기해 대학교수들을 상대로 시장 현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 학교와 사회에서 가진 이슈를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토론하는 시간도 늘릴 방침이다.

 성공 사례를 통한 고객 설득도 그가 선호하는 신뢰 구축 작업의 한 방편이다.

 “고객의 성공사례를 상세하게 전파하는 것은 마케팅에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공허한 가치를 설명하기보다는 실제적인 증거를 공유하는 것은 구매 의사결정에 가장 설득력 있는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는 현재 마케팅을 총괄하며 영업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한 남다른 고민이 있었다. “마케팅과 함께 영업을 지원하는 것은 다른 회사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이것은 SAP을 포괄적으로 보고 빨리 이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영업을 모르고서 마케팅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권 상무는 지난6개월이 수습기간이었다고 자평한다. 그리고 앞으로 2년은 SAP가 다시 한번 변신을 시도하는 마케팅의 실험기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