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IT원천기술포럼(가칭) 결성은 그동안 선진 외국업체들의 특허공세가 가속화해온 가운데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토종 벤처기업들이 협력,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포럼에 참여하기로 한 8개 업체 모두 우리나라가 지난 2002년 해외에 지급한 기술료 27억2100만달러 중 상당부분을 가져간 퀄컴·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대상으로 기술 로열티를 받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배경·의미=그동안 국내 전문기업들은 기술력은 확보했으나 해외 마케팅·법제도·시장정보·협상력 등에서 타 국가의 기업에 뒤짐은 물론 세계 표준화 노력도 미미했다. 따라서 정보통신 부문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폐쇄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전문기업들이 자체 기술정보를 교류하고 나아가 공동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인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및 업계간 연대가 강화될 경우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업체들이 참여하나=일단 정보통신 부문의 기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신지소프트·네오엠텔·리코시스·인트로모바일·인프라웨어·씬멀티미디어·컴투스·디지털아리아 등 정보통신 솔루션·게임 솔루션 분야의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업체들이다. 이 기업들은 특히 퀄컴·차이나모바일 등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20억∼100억원 가량의 연간 로열티를 받고 있는 기업들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시선을 모으고 있다. IT원천기술포럼은 앞으로 정보통신 부문의 다른 기업들과 타 부문의 기업들까지 망라하는 협의체로 포럼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어떻게 운영하나=일단 출범은 최충엽 신지소프트 사장이 주도하는 민간협의체로 하나 조만간 사단법인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르면 내달 초 포럼 회장을 선임하고 모바일·게임 등 분과별 조직도 가동할 전망이다. 또 정통부와 논의 여하에 따라서는 정통부 산하의 사단법인화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최충엽 신지소프트 사장은 “아직은 구체적인 역할분담이나 운영위를 갖추는 등의 조직화를 마무리하지 않았다”며 “다음주 중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적극 지원할 듯=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최대 IT관련 전시회인 ‘SEK2004’에 참석, 이례적으로 원천기술관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IT원천기술포럼’이 발족되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정보통신부는 물론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동통신수출진흥센터 등이 적극 나서 포럼의 출범은 물론 운영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이의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자금지원이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과제·전망=원천기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뭉쳤다는 점에서 업계와 정부간 협력과 지원체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T업계의 분위기가 반도체·단말기 이후 경쟁력 있는 부문으로 정보통신 솔루션을 꼽고 있는 만큼 벤처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계기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간 결속력이 약하고 외풍에 약한 만큼 이를 보완할 안정화된 인적·물적 지원체계와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정부 역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박승정·김민수기자@전자신문, sjpark·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