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IT 전시회인 SEK에서는 토종 소프트웨어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용 패키지에서부터 기업용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60여개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각사의 핵심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몇몇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그동안 다국적 소프트웨어 메이저가 주도하고 있는 분야에 출사표를 던져 주목된다. 이들 업체는 단지 가격 경쟁력만을 내세우는 구태를 벗어나 성능으로 승부를 겨루려는 당당함을 보여 경쟁 업체를 긴장시켰다. 이같은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노력은 신선함을 넘어 토종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과 외화 유출 방지라는 기대감마저 갖게 한다.
드림투리얼리티(대표 김종철)는 문서관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어도비에 도전장을 던졌다. PDF와 같은 CSD(Compact Shared Document)가 주력 제품이다. 문서를 읽기 위해 전용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 PDF와 달리 CSD 파일을 실행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문서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파일 용량도 작아서 모바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개인용의 경우 무료로 배포하고 기업 고객에게 PDF에 비해 3분의 1 정도 싼 가격으로 공급해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수출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분야에는 스피드커널(대표 김명준)이 독특한 발상의 제품을 내놓았다. 스피드커널의 ‘프로세스큐’는 마치 프레젠테이션 문서를 만들 듯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컴맹도 3일이면 소프트웨어 전문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정품 2만개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케이투웹테크(대표 편상곤)와 파라시스(대표 정원교)는 어도비와 매크로미디어 등 외국 업체가 국내외 시장을 주도하는 홈페이지 및 멀티미디어 제작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했다. 케이투웹테크는 홈페이지 제작 소프트웨어인 ‘케이투웹코디’를 공개했다. 현재 국내 50개 이상의 협력 업체를 통해 내수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수출에 대비해 중국어, 일어, 영어 등 다국어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파라시스의 플라잉팝콘은 플래시 파일 기능 이외에 이미지 스캔과 글상자 기능 등이 추가돼 초보자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엠펙(MPEG), 디빅스(Divx) 등 외국 기술이 표준으로 인정받는 코덱 분야에는 네빌소프트(김봉종)가 시선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NV 코덱’은 동영상 압축 코덱으로 화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제품에 비해 4∼6배 정도 압축률을 높였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피스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도 대형 독립 부스를 만들어 한컴오피스2004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