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팬택계열은 왜 빠졌지?’
삼성전자 1500여 억원, LG전자 500여 억원 등 관세청이 멀티 칩 패키지(MCP)를 수입한 휴대폰업체들에 거액의 관세 추징을 통보했으나, 똑같이 MCP를 쓰는 팬택계열만은 MCP 관세 회오리에서 비껴났다.
팬택계열의 경우 2가지 조건이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 하나는 팬택계열의 휴대폰 생산공장인 김포사업장은 보세공장이기 때문에 MCP를 수입해도 관세부과가 유보된다는 점. 그리고 다음으로는 휴대폰은 관세율이 0%인 품목이기 때문에 보세공장에서 완제품 상태로 국내로 수출하면 역시 관세가 면제된다는 점이다.
즉 보세공장에서 휴대폰을 생산하는 팬택계열은 해외로 수출하건 국내로 반입(수출)하건 MCP 관세와는 무관하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세공장이 아니어서 관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완제품(휴대폰)중 수출 물량에 대해서는 나중에라도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지만 내수용으로 판매한 휴대폰의 경우 관세를 물게됐다.
현행 관세청의 관세품목 분류상으로는 특정 수입부품이 휴대폰에만 사용될 경우 영세율을 적용하지만 다른 제품에 함께 사용될 경우 기본관세 8%를 부과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용은 추후 환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전체 물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내수용 휴대폰에 들어간 MCP”라며 “휴대폰공장이 보세공장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MCP가 관세면제 품목인 ‘HS8543’로 분류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팬택계열의 경우도 만약 보세공장이 아니었다면 400억∼500억원의 관세가 부과됐을 것이라고 팬택 측은 추정했다. 현재 팬택계열에서 생산하고 있는 휴대폰의 내수 비중은 팬택이 약 5%, 팬택앤큐리텔이 20% 정도다.
팬택앤큐리텔의 한 관계자는 “관세청도 처음에는 팬택계열이 추징 대상에서 제외되는 배경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며 “팬택이 제외되는 이유에 대해 관세청 담당자와 이야기 나누면서 담당자로부터 ‘팬택계열도 부과해야 하는데’라는 농담도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세관 담당자는 “휴대폰의 관세율은 0%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수입하건 보세공장에서 수입하건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며 “보세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팬택계열의 완제품(휴대폰)은 제품 출하시 사실상 수입에 해당되기 때문에 유보된 MCP의 8% 관세도 추징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