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 및 중동 국가들이 국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생산업체들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부상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 이후 테러 발발 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신규 국제공항 및 항만을 중심으로 최첨단 DVR, 얼굴인식 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기존 CCTV에서 DVR로의 교체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VR 등 물리적 보안 제품의 수출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올 상반기 유럽 및 중동 국가로의 DVR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아이디스(대표 김영달)는 올 상반기 영국,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에 비교적 우호적인 국가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지역으로의 수출실적이 당초 목표대비 50% 이상 늘어나고 있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테러위협이 유럽 시장 매출증가의 직접적 요인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며 “하지만 유럽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데다 디지털 시큐리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진씨앤씨(대표 임병진)의 경우 지난해까지 수출이 전무했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의 수요가 작년대비 30% 가량 증가한 데 이어 최근 영국 지역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회사 이문형 해외영업팀장은 “미국에 비해 디지털로의 전환속도가 느렸던 유럽 지역이 최근 아날로그 기기를 디지털 제품으로 교체하는 추세”라며 “특히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기존 CCTV 등 아날로그 보안장비를 고급 사양의 DVR로 대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카소정보통신(대표 김동연)도 최근 길거리 감시카메라 설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영국·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의 수출 오더가 발생하면서 올해 이 지역 매출이 작년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순길 한국전자산업진흥회 과장은 “올 들어 5월 말 현재 DVR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억2300만달러에 비해 16.2% 증가한 1억43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유럽으로의 수출은 30∼50% 가량 증가하는 등 신흥시장의 수출증가 속도는 최대 DVR 시장인 미국에 비해 빠르다”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