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이단형 한국정보통신대학교 교수(4)

JTC1(Joint Technical Committee)은 국제표준기구 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가 정보기술 영역을 통합해 1987년에 발족시킨 단체다. JTC1 산하 SC7은 소프트웨어공학과 시스템공학 분야의 국제표준을 책임 맡은 조직으로 12개의 전문위원회(WG)를 두고 있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나는 SC7 한국 대표로 일해 왔다. 1991년 5월 나는 SC7 총회 참가를 결정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이미 자체 소프트웨어 산업은 물론이고 타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도구로 부상하고 있었다. 따라서 국가 간에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기술보호 장벽이 높아가는 여건 속에서 향후 우리나라 SW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적인 전문가 그룹에 동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술 선도와 관련된 동태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SW국제표준이 형성되는 구조와 제도에 익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SC7에서 우리나라는 투표권을 갖는 정규 회원국(P 멤버)이 아니고 비정규 회원국(O 멤버)이었다. 1991년 SC7 총회에 참석하면서 우리나라의 지위를 정규 회원국으로 격상 시켰다. 또 1999년에는 WG4 의장으로 선출됐다. 2002년 5월에는 우리나라에 ISO/IEC JTC1/SC7총회를 유치해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공학과 시스템공학 국제표준에 주도적인 참가국임을 입증하는 계기를 조성했다. 총회는 5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 동안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미국, EU, 일본을 비롯한 28개 회원국에서 각국 대표와 소프트웨어공학 표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 150여명이 참가했다. 우리나라의 SC7 총회 주최를 계기로 하여 국내 소프트웨어공학 전문가 40여명이 세계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향후 활발하게 교류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됐다.

2004년 5월에는 ISO/IEC JTC1/SC7총회에서 내가 계속해서 WG4 의장 제 3기를 연임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또 2004년 3월에는 우리나라가 제안하고 주도해온 ‘요구공학 도구 표준’이 ‘신규 국제표준 프로젝트’(NWI: New Work Item)로 회원국 투표절차를 거쳐 결정됐다. 이렇게 지난 14년 동안의 노력 끝에 이제는 소프트웨어공학과 시스템공학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자리 잡혀가고 있다. 강제성이 있는 국제표준(de jure) 참여가 어느 정도 가시화됨과 동시에, 2000년부터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공학 전문가들이 OMG, J2EE, .NET등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사실표준(de facto) 활동에도 적극 참여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데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사진; 소프트웨어공학 및 시스템공학 국제 표준회의가 미국 EU등 28개 회원국 150여명의 각 국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2002년 5월13일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SC7 한국 대표단 단장인 필자(왼쪽 단상)가 각국 대표단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