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동통신 핵심칩 분야를 주도해온 퀄컴이 방송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퀄컴은 국내 방송사인 KBS, MBC 등과 자사의 방송전송방식을 차기 휴대형 방송 수신규격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져, 향후 노키아가 주도하는 ‘DVB―H’방식과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DMA방식 통신칩 시장을 주도하는 퀄컴이 올해 연말께 자체 방송전송방식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전용칩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련기사 3면
퀄컴측은 “지상파 주파수인 VHF·UHF에 기반해 방송을 보내고 이를 휴대폰 등 휴대형 단말기에서 수신할 수 있는 새로운 전송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특히 DVB-H 등 다른 휴대형 수신방송규격이 기존 DVB-T와 같은 지상파 방송수신기술에 바탕했기 때문에 휴대폰 등과 결합이 힘들었지만 우리 방식은 애초부터 휴대폰에 최적화한 규격”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연말께 자사 규격을 지원하는 베이스밴드칩을 선보일 계획이다.
퀄컴과 휴대형 방송규격을 논의해온 KBS의 관계자는 “퀄컴은 베이스밴드칩과 멀티미디어칩을 하나로 집적한 원칩을 검토중”이라며 “휴대형 단말기의 핵심 관건인 소비전력 문제도 노키아의 DVB-H보다 30% 이상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퀄컴측은 기존 통신칩 개발 로드맵인 MSM시리즈와 별도로, 통신칩 로드맵을 마련할 것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칩업체인 퀄컴이 노키아의 DVB-H를 의식해 한발 먼저 자사 규격의 휴대폰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칩 개발 및 공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퀄컴이 KBS 등과 규격 논의를 진행해온 대목은 향후 국내 휴대형 방송수신규격을 놓고 ‘DVB-H’와 정면 충돌할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KBS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표준화해낸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가 먼저 상용화한 후, 또 다른 휴대방송규격을 결정한다면 굳이 노키아의 DVB-H를 고수할 게 아니라 퀄컴과 노키아를 경쟁시켜 유리한 조건를 따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퀄컴코리아 측은 “이와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으며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