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방 첨단산업단지·벤처기업 집적시설의 입주업체로 선정된 상당수 기업이 최근 잇달아 입주를 포기, 또는 연기하는 등 지방 첨단산업단지 운영이 파행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오랜 경기침체로 인한 자금사정 악화 △이로 인한 투자계획 변경 △전통산업과 대동소이한 입주혜택 △부실한 입주기업 심사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27일 대구, 광주, 대전,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 지자체와 벤처 집적시설 운영기관들이 관리하는 첨단산업단지·벤처보육시설 입주 예정업체들이 잇달아 입주를 포기하면서 지역 첨단산업 육성에 적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이 같은 사태의 배경에는 첨단 산업을 유치하려는 일부 지자체의 ‘일단 유치하고 보자’식의 무리한 욕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 산업단지 운영방식에 대한 단기처방이 시급함을 반영했다.
산업단지 운영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지역지방분권 및 지방화시대를 위한 첨단클러스터 조성에 앞서 첨단분야 기업조차도 외면하는 기존 첨단단지 운영정책의 재정비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추가 지원대책을 갖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입주업체 사장들은 이러한 인식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실제로 대구 성서지역 A사의 P 사장은 “기업들의 입주포기는 내부사정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각종 인허가 소요시간의 단축, 더 많은 세제혜택, 신청 토지의 확보 등이 미흡한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시가 첨단산업단지로 조성중인 성서4차단지는 지난해 8월 입주기업 788개사 가운데 27개사가 선정됐지만 6개사가 입주를 포기하거나 계약을 미뤘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지역 특화산업인 광산업집적화단지의 경우 “지난 2001년 이미 기업들과 입주계약을 했지만 입주예정기업 30개사 가운데 7개사가 2년 넘게 입주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전지모듈 생산업체인 S사의 경우 자금사정 악화로 입주를 미뤘고 경기도 소재 광통신 장비업체인 C사도 최근 자금사정으로 투자계획 취소와 함께 단지 입주계획을 포기했다.
부산광역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경우 아예 신청조차 없어 입주시설에 입주신청을 하면 즉시 입주할 수 있을 정도로 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업단계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멀티미디어지원센터(영도)와 소프트웨어지원센터(대연동)의 경쟁률은 간신히 입주업체를 채우고 있지만 비즈니스 단계에 있는 업체들의 입주신청은 전무하다.
정부출연연구소가 집중돼 있는 대전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일부 첨단산업분야에서 입주를 기피하는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대덕테크노밸리 관계자는 “1단계 산업단지의 경우 내년까지 입주율이 9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입주예정이었던 바이오벤처의 경우 H사, M사, C사, R사 등 4개사가 경기침체로 1년째 입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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