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의 터널을 뚫고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내수촉진 정책, 금융구조조정 및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낙관적인 심리가 핵심 요인이었다”
한국후지제록스 창립 3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고바야시 요타로 일본 후지제록스 회장(70·사진)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경제가 10년 이상 지속된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3가지를 꼽았다.
고바야시 회장은 “부동산 거품이 해소되면서 발생한 거액의 부실채권 처리지연이 일본 경제의 불황을 장기화시킨 원인이었다”며 “부실채권에 대한 단호한 처리 및 금융완화 정책은 경제가 나빠지는 다른 국가에게도 교훈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상황과 관련해선 “최근까지 계속됐던 일본의 부동산 하락세와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으로 경기 침체를 가져왔던 일본의 경우와 한국의 현 경제 상황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일본의 선례가 한국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내수시장 규모는 일본에 비해 작으나, 소비는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버팀목”이라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지출, 기업의 설비투자, 민간의 소비촉진 등 3박자의 선순환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 전자업체 간 특허분쟁과 관련해선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IT·바이오· 전자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한국·일본 기업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라며 “지적재산권을 놓고 법적으로 싸우는 일은 유감스럽지만 그러한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최고경영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으로의 공장 재배치 계획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개발·생산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논의 중”이라면서 “앞으로 컬러 제품 및 컨설턴트(솔루션) 사업 강화를 통해 매출 및 수익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의 만남과 관련해선 “이건희 회장과 프린터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없으며, 현재 이사장으로 재직중인 니카타현 국제대학 비즈니스 스쿨과 민예관에 삼성전자가 재정적 지원을 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언급했다.
아태북미유럽연합 지역 3자 위원회 아태지역 회장이기도 한 고바야시 회장은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가 ‘아시아 비즈니스 위원회’의 정식 멤버로 등록됐다”며“이재용 상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비즈니스 리더 뿐 아니라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훌륭한 발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