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 `난기류`

삼성전자가 ‘게임폰’ 사업을 본격 타진하고 나서면서, 최대 이동통신사로서 다운로드형 모바일게임의 일정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어오던 SK텔레콤과의 사이에 냉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중인 게임폰 관련 게임서비스를 위해 독자적인 게임수급 체계를 갖추기로 하고 게임포털은 물론 모바일·온라인·PC게임 개발사들을 연쇄적으로 접촉, 게임폰 탑재 게임의 확보에 나섰다. 이렇게 되자 SK텔레콤은 기존 모바일게임시장 구조에서 누려온 절대적 입지가 위협받거나, 최악의 경우 ‘게임폰’ 상에 구현되는 게임으로 인해 기존 모바일게임이 완전히 경쟁력을 잃어버릴 가능성까지 내다보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움직임 자체가 ‘위협’=단말기 분야에서 거대기반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게임관련 사업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선 것 자체가 SK텔레콤으로서는 위협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단말기 내 다운로드형 게임시장의 일정부분 잠식은 물론, 삼성이 포털들과 연계해 애니콜랜드(http://www.anycall.com) 보유 콘텐츠의 유선 다운로드 보급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대립각이 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게임포털 ‘땅콩(http://ddangkong.nate.com)’에서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일체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같은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 연초부터 SK텔레콤이 모바일게임 구매방식을 바꿔, 선별적 구매계약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이탈방지용’의 의미가 크다.

 ◇극단적 대립구조로는 가지 않을 듯=그러면서도 양사는 세부전략과 무관하게, 상호 대립적인 시각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것에 대해 지극히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양사는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게임의 자체 수급 추진이 “이용자에게 보다 질 높은 게임을 제공함으로써, 게임폰의 특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격의 목적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도 “게임폰이라는 특화된 서비스를 선택한 이용자가 그 장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SK텔레콤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상생을 모색하는 양측의 인식은 중간에 끼어 있는 게임개발사나 콘텐츠제공업체(CP)들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 모바일게임업체 사장은 “삼성전자도 중요한 공급선이지만, SK텔레콤을 통한 서비스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줄서기와 같은 대립양상은 전혀 없으며, 기존 서비스는 그것대로 유지하면서 삼성전자 게임폰 대응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