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업체들 닷컴 `정조준`

중대형 컴퓨팅 업체들이 닷컴 시장을 정조준했다.

 그간 닷컴 기업들은 IT 수요를 견인하는 정통 세력, 즉 금융 통신 제조 분야의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 가려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기존 산업 분야가 IT 투자를 자제하는 분위기와 달리 닷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IT 인프라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욱이 2000년 닷컴 열풍과 함께 도입했던 시스템들의 교체 및 증설 시기와 맞물리면서 국내 IT 투자의 한 축을 맡는 핵심 수요처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한국IBM으로부터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받기로 결정한 NHN을 비롯해 대형 닷컴 기업들이 데이터의 급증으로 인한 스토리지 신규 수요 창출이나 백업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어 중대형 업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닷컴 업계에서도 1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보다 체계적인 IT 인프라 관리에 대한 요구도 늘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IT아웃소싱부터 백업 체제 정비까지=최근 닷컴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IBM과 10년간 장기 아웃소싱 계약을 하면서 주목받은 NHN은 IT 아웃소싱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중국, 일본 등 해외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오라클과 IBM 패키지 솔루션에 기반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을 벌이고 있다. 닷컴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외산 패키지 솔루션에 기반한 기업 내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향후 사업을 확대해 나가려는 대형 닷컴들에 벤치마킹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대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백업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의 데이터 규모는 페타바이트(1페타바이트는 1000 테라바이트) 수준으로 닷컴 기업 중 최대로 주목받고 있다. KT하이텔은 블로그 및 개인 홈페이지 등의 부가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올 해까지 200테라바이트 규모의 스토리지를 증설하기 위해 스토리지 업체를 대상으로 BMT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투자 차별화=앞의 세 경우는 지금까지 닷컴 기업들의 IT 투자가 사용자수 증가에 따른 서버 증설에 맞춰져 왔다는 점과 확연히 구별되는 투자 움직임이다. 물론 게임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이들 기업들의 하드웨어 투자도 연간 100억원 전후를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돼 적지 않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닷컴 업체들의 투자는 무료 웹 메일 할당 폭을 대폭 강화하거나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웹 하드(웹 스토리지) 등 다양한 신규 및 부가서비스에 맞춰 스토리지 및 내부 IT 인프라 정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특히 포털이나 게임 그리고 개인을 특화시키는 서비스 등 각사의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투자 방향이 차별화되는 경향을 띠고 있다.

 ◇닷컴 IT 인프라 투자 이제 시작=NHN의 IT 아웃소싱 결정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선진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되면서 서로 이질적인 IT 인프라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5년 출발해 그나마 IT 인프라 운용에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다음도 이번 백업 정비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닷컴 업계 내 선발 사업자가 이 정도인 데 다른 닷컴 기업들의 수준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중대형 컴퓨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닷컴 기업 대부분이 체계적인 IT 인프라 관리 및 투자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각 분야 선발 기업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전체 업계로 IT 투자 바람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대형 컴퓨팅 진영에서는 향후 닷컴 기업들이 투자가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크고 작은 규모로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 닷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해외 지사에 대한 IT인프라라는 새로운 수요 창출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포털 및 온라인 게임 수요처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이슬림코리아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 A사와 서버 동반 수출을 계약해 주목받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