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고현진)이 ‘2004 디지털콘텐츠제작센터 구축장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국 업체들의 특정 제품을 구매사양서에 명시해 국내 IT 기업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관련 프로젝트의 구매 사양서에 의하면 서버의 경우 H사 P모델, 스토리지 H사의 E모델, 랜더링관리 R사의 R모델, 노트북 D사 등으로 외산 제품 일색으로 아예 제품 및 모델명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이선우 영상콘텐츠사업팀 책임은 “신규 구축이 아닌 기존 구축 장비를 증축하는 것인 만큼 기존 제품과 연동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부 전문가 검토와 시장조사를 통해 일부 장비를 내부적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이런 설명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만약 특정 물품이 필요할 경우 기술돼야 할 최소한의 이유도 게재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노트북 같은 제품 마저도 제품 연동을 이유로 드는 것은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서버 역시 인텔 계열의 서버를 사용하는데 OS도 아닌 하드웨어상의 연동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국내 SW산업을 육성, 발전시켜야 할 진흥원이 국산 SW나 HW를 명시하지는 못할 지언정 제안 조차 하지 못하도록 장벽을 만드는 것은 국내 SW산업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국내 SW업체 한 관계자는 “내용상 소니사의 제품과 한두가지 편집장비를 제외하면 모두 국산 제품으로 제안이 가능해 보인다”며 “특정 외국 업체의 제품명을 명시해 국내 제품은 제안조차 할 수 없게 하고도 그 이유를 시스템 연동으로 돌리는 것은 진흥원의 역할을 망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신혜선·윤대원기자@전자신문, shinhs·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