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칼럼

 1기업 1직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hskimjk@jobkorea.co.kr)

 

 최근 들어 전산업에 있어 아웃소싱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업종, 전문화된 직종의 기업이 네트워크상에서 연결되는 일명 ‘네트워크화’가 진전되고, 여기에 개개인이 보유한 직능의 전문화가 확산되면서 채용부문에 있어 ‘업종’과 ‘직종’이라는 두 체계가 점차 통합되어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즉 특화된 ‘전문직능’이 업종과 직종의 통칭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대기업의 신입 공채 모집요강을 보면 사무관리, 총무, 재경/회계, 기술/연구개발 등 특화된 직종과 비특화된 직종이 함께 나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 97년 이후 IMF시기를 지나면서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 채용방식이 수시채용으로 변화되었는데, 올 상반기의 경우는 대기업 공채 또한 구체적인 직무와 전공을 명시하는 요강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인재 선발의 전환은 더 이상 특정 직무 능력을 갖지 못한 대졸 신입 사원을 선발하지 않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채용, 인재 수요가 과거에는 해당 기업에 특화된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인력뿐만 아니라 지원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비핵심 부문의 인력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있었지만,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네트워크화의 발달로 기업의 정체성이 반영되는 전문화된 직능의 인재 중심으로 조직 구조가 갖추어지고 있음을 일컫는다. 특히 99년 이후 정보통신기술이 이러한 경향을 확산시키는 데 큰 촉매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IT기업을 필두로 중소규모 기업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세무/법무법인, 회계법인, 병원, 건축설계 등 고전적인 전문직 영역뿐만 아니라 SI, 웹에이전시, 닷컴, 홍보에이전시 등 기업 정체성과 해당 기업 종사자 대부분의 직무 정체성이 동일시되는 1직종, 1기업 시대로 접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경우 비전략 부문과 지원부문은 핵심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만 남게 될 것이며 나머지 인력은 지원부문의 정체성이 기업의 정체성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부문의 소수 인력은 필요하겠지만 이 인력은 언제든지 그들의 전문 직능을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 옮겨갈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라 할 수 있다.

 올 상반기의 극심했던 대기업 취업난을 보자. 현재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를 보면 IT 기반의 산업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으며 이에 바탕한 기업은 점차 전문화된 직종 중심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특화된 직능을 보유하지 못한 대학 졸업자가 해를 거듭하면서 점차 심각한 구직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현재의 산업구조에서 소위 ‘지원부서’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직능도 점차 전문화된 기업형태로 발전하여 네트워크 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제 구직 또는 이직을 원하는 개인은 이러한 동향을 읽을 수 있어야 하며, 직능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