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개소프트웨어(SW) 육성사업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늦어지면서 이에 대한 리눅스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공개SW 사업 집행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고현진 KIPA)이 공개SW 사업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지만 실제 자금이 집행되지 않아 본격적인 사업추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공개SW 사업에 기대를 걸었던 리눅스업체들은 정부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접고 서둘러 민간차원의 시장 활성화방안을 강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KIPA는 올 상반기 내 32억원을 투입해 ‘국내 공개SW 표준 개발환경’을 구축키로 하고 와우리눅스·한컴리눅스·삼성전자 등 공개SW 관련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사업은 지금까지 착수되지 않고 있으며 9월로 예정됐던 베타버전의 출시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업체들은 예상하고 있다.
30여 억원을 투자해 늦어도 이달까지 추가로 4개 시범기관을 선정하고자 했던 사업은 아직 공모작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다음달 공개SW 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조차도 추진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공개SW 관련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사업집행기관인 KIPA가 정보통신부로부터 약 80억원의 공개SW 사업비를 확보했지만 아직까지 자금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상은 KIPA SW사업단장은 “자금을 확보하는 데 있어 추가적인 부서 간 협약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사업에 대한 계획은 모두 마련된 상태로 자금만 들어오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사업집행에 목을 메던 리눅스 업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국내 리눅스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 규모 있는 사업을 만드는 길뿐”이라며 “연간 수백억원의 예산을 리눅스에 쏟아 붓는 중국과 일본의 사례와 비교하면 초라한 금액인 데다 이마저도 빨리 집행하지 않고 있어 리눅스활성화정책이 헛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통부는 이에 대해 “추가예산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이에 따르는 절차가 있어 한 두달 정도 자금집행이 늦어지는 것뿐”이라며 “늦어도 7월 안으로는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