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수출 희망가

국내 금융IT 전문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토종 IT 기술의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금융IT 분야는 상당한 기술력과 안정성이 요구되므로 국내 IT의 글로벌 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국산 금융 솔루션·시스템통합(SI)·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전문업체들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구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남아·중국·일본·남미 등 해외 시장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왔다.

 이 같은 현상은 라이선스 지급방식이 국내보다 현실화된 해외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 이를 무기로 국내 대형 IT시장에 유턴(재진입)하기 위한 전략이자, 내수포화에 따른 신수요 발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의 IT자회사인 KB데이타시스템(대표 서재인)은 최근 인도네시아 BII은행과 IT 기술교류와 선진금융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BII은행은 지난해 말 국민은행이 해외 자본과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한 인도네시아 자산규모 6위 은행으로 KB데이타시스템은 이 은행의 경영정보시스템(15억원 규모) 구축사업을 수주, 이달 초 자사직원 8명을 파견했다.

 지난해부터 해외사업을 추진해온 KB데이타는 향후 협의를 거쳐 계정계, 리스크 관리 등의 시스템 구축수요를 흡수하고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는 물론 중국 중소형 은행권을 겨냥한 금융IT 수출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코어뱅킹 솔루션 전문업체인 IMS시스템(대표 임화)은 일본·인도·베트남·태국·나이지리아 등의 계정계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일찌감치 해외시장의 기반을 다져왔다. IMS는 현재 인도 라크시미빌라스뱅크, 태국 파이낸사, 네팔 네팔뱅크 등 은행(본점)의 계정계 코어뱅킹시스템을 자사의 ‘뉴톤’ 솔루션을 적용, 개발중이며 나이지리아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자금결제시스템 프로젝트도 수행중이다.

 이에 앞서 일본 스미토모신탁은행과 신용금고연합회의 모기지론시스템, 통합시스템을 각각 뉴톤의 일본어 버전을 적용해 구축했으며 현재 일본 내 대형 SI업체와 손잡고 현지 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에 솔루션 공급을 추진중이다.

 ATM업체인 노틸러스효성(대표 최병인)은 옴니캐시(영국)·서버스(터키)·뱅킷(스웨덴) 등 전략적 제휴를 맺은 해외 금융 자동화기기 전문업체들과 북미·유럽·남미 등 시장을 겨냥한 공동 마케팅에 나서 현재 터키·멕시코 등의 금융기관과 기기 공급을 위한 막바지 협의를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미국 금융권 공급에 필요한 기기 테스트 인증인 ‘DP인증’의 획득작업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공세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0년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이 설립한 금융 솔루션 전문 벤처기업 누리솔루션(대표 김종현)은 자사의 여신종합관리시스템인 ‘누리CPMS’의 베트남 공급을 추진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두달 동안 베트남의 은행 관계자들이 방문, 누리솔루션의 솔루션과 준거(레퍼런스) 사이트를 참관했다.

 이 밖에 대형SI 사업자인 LG CNS도 일본내 은행의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며 현대정보기술도 베트남·파키스탄의 금융 프로젝트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시장 공략을 추진중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