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사회 기업이 앞장선다](6)삼성SDI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사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브라운관, PDP모듈, 2차전지,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등 산업재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많은 설문 조사에서 삼성SDI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상위에 랭크돼 있다. 이는 삼성SDI의 높은 기업 경쟁력과 함께 창사 이래 경제적, 사회적, 윤리적 책임이라는 기업의 3대 의무를 꾸준히 추진해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중에서는 가장 먼저 "지속 가능성 경영"의 개념을 수립하고 나눔경영을 체질화해왔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은 ‘무료 개안(開眼) 사업’이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CD, 브라운관 등 생산제품이 사람의 `눈`과 관련된 디스플레이라는 점에 착안, 지난 95년부터 대표적인 공익사업으로 영세민과 소외계층 대상으로 이러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시각장애인에게 "잃어버린 빛"을 찾아 주자’는 취지로 지난 `96년 5억원을 들여 45인승 대형 리무진 버스를 특수 개조한 ‘움직이는 안과버스’를 운영해 많은 눈길을 끌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두번째로 움직이는 안과병원 버스를 기증했다. 안과 버스는 현재 월 5∼6회, 월평균 10∼15일 동안 주로 농어촌과 섬마을·산간지역을 순회하며 영세민과 무의탁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을 대상으로 매월 30∼40명의 시각 장애인들에게 시력을 되찾아 주고 있다. 또 소록도 나환자촌, 청송 감호소 등 의료시설이 취약한 곳을 대상으로 무료 안과 진료와 개안수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안과 버스 운영을 통해 `96년부터 지난달까지 9년 동안 89,000여명을 진료했고 이중 4,084명(삼성SDI 지원 2,180여명 포함)에게 무료 개안수술을 제공했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에 소요되는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2000년부터 시행중인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인 ‘사랑의 빛’ 펀드도 대표적인 삼성SDI의 사회 공헌 활동이다. 매칭 그랜트란, 임직원들이 비영리 단체 또는 기관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기부할 경우 회사도 이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1:1로 "매칭(matching)"해 후원금을 출연하는 선진국형 사회공헌 제도로서 이렇게 적립된 기금은 추후에 다른 사회공헌 활동 비용으로 사용한다.

매칭그랜트의 핵심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기금이 모아진다는 것과 기업과 임직원이 함께 한다는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아울러 임직원들의 봉사의식을 제고하고 자발성을 높이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임직원들의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사회 전반에 기부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현재 전체 임직원들의 약 80%에 해당되는 6700명이 이 제도에 참여해 현재까지 모두 약 7억3천만원의 후원금을 기부했고, 여기에 회사에서 제공한 7억3000만 원의 기부금이 합쳐져 총 14억6000만 원이 매칭 그랜트 기금으로 조성돼 사회공헌 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 비영리 봉사단체와 사업장 인근의 영세한 사회복지시설 운영비 ▲ 영세한 소년소녀 가장 및 재가(在家) 시각장애인 생활지원금 ▲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각종 사회공헌 활동비 등으로 사용돼 왔다.

이밖에 각 부서별로 사회복지 시설과 자매결연을 맺고 월 1회 이상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또 체험봉사 활동에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연간 활동시간을 누적 관리, 교육점수에 반영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사장이 직접 봉사 리더와 간사에게 임명장을 수여, 봉사 담당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수봉사팀 시상제도를 통해 각 봉사팀의 연간 활동을 평가해 시상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

삼성SDI는 전사적으로 매년 2회 봉사대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5월에는 창립기념 봉사대축제를, 10월에는 그룹 자원봉사 대축제에 개최한다. 봉사 대축제 외에도 사업장별로 장애인 어울리기 사랑의 운동회, 무의탁 독거노인과 소년 가장 방문, 지역 시설물의 난방공사와 시설물 보수를 실시해왔다. 이러한 봉사활동에는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더욱 적극적이다.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도 솔선수범해 ‘한사랑 봉사팀’을 결성해 시각장애인과 온천욕, 유람선 함께 타기, 노숙자 무료 급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은 물론 가족까지 봉사활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지난 96년에 각 사업장의 임직원 부인들로 창단된 ‘한사람 주부봉사단’은 주부들의 장점을 살려 결식노인 무료급식, 목욕봉사, 구호물 정리, 시설청소, 알뜰장터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사회공헌이 가족까지 확대되고 있다.

[해외법인의 활약]

삼성SDI 해외 법인은 현지인들에게 가장 성공한 외국계 기업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해 있는 각 법인에서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지난 91년 부터 ‘시장이 있는 곳에서 바로 생산한다’는 원칙을 갖고 글로벌(Global) 진출 전략을 꾸준히 펼쳐온 삼성SDI는 현재 중국과 말레이시아, 독일, 멕시코, 브라질, 헝가리의 6개 국가에 9개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중이다. 삼성SDI의 해외 법인들은 진출 초기부터 현지화 전략의 최우선 과제를 환경정화와 사회봉사 활동에 두고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자 지역적 상황과 형편에 맞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경제 기여도 못지 않게 사회적인 명성을 쌓아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1년 이 회사의 첫번째 해외법인으로 설립된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서 승용차로 한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삼성공원(Samsung Park)’이라는 국립공원이 있다. 네제리 셈빌란 주정부가 이 공원이름을 `렝겡(lenggeng) ‘삼성공원’으로 새롭게 명명한 것은 지난 99년으로 삼성SDI 현지 직원들이 지난 97년부터 2년간 황폐한 밀림공원에서 정화활동을 펼쳐 주민들이 다시 찾아오게 한 노력을 기린 결과다. 말련법인의 사회공헌 활동은 비단 렝겡공원에서 그치지 않고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 재활센터, 인근 초등학교, 식목사업 등 20여곳에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부터 한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매칭그랜트’ 펀드도 해외법인중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법인이 지난해 처음 도입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전체직원 3800여명중 45%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SDI 톈진 법인은 올해부터 매년 톈진시 지역의 시각장애인 가운데 영세민, 무의탁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는 50명을 대상으로 개안수술비를 지원하는 개안수술 활동도 진행중이다.

연간 지원금액은 1인당 인민폐 2000 위앤(元), 총 10만 위앤(약 1,500만 원)이며 톈진시 장애인협회에서 수술 대상자를 선정하면 총의원에서 개안 수술을 실시하며 삼성SDI 톈진법인이 수술비용을 지원한다..

톈진법인은 지난해 부터 톈진시 맹인학교 등과 자매 결연을 맺고 ▲ 장학금 지급 ▲ 맹인예술단 후원 ▲ 춘계 체육대회 지원 등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글로벌 사업장이 어느 봉사단체 못지 않게 글로벌 봉사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 김순택 시장]

“삼성SDI는 이제 글로벌 기업이다. 사회공헌에서도 디지털, 모바일 디스플레이 세계 최고 기업의 위상에 맞는 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는 김순택 사장이 평소 임직들에게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늘 이야기 해온 말이다. 제품의 시장지배력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있다. 특히 올해는 삼성SDI의 기업의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의무를 통해 100년 후에도 꾸준히 고객으로 사랑받고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지속 경영가능’을 선포한 원년으로 의미가 더욱 크다. 김순택 사장은 “사회공헌은 이제 기업이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을 넘어 경영전략으로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SDI의 개안 수술 지원에 대해 "세상을 보여주는 `창(窓)`을 만드는 회사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눈

(目)`을 밝혀주고 싶어 이를 기획하게 됐다”며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편지를 읽어볼 때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공헌 활동은 그 자체가 의미가 있고 자연스럽게 외부와 연결되야 한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노력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직접 참여해 이런 활동이 체질화되고,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사회와 함께 하는 삼성SDI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삼성SDI의 사회공헌 활동이 국내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6개국 9개 해외생산 네트워크를 갖추고 매출의 80%를 수출로 벌어들이는 글로벌 기업답게 해외 법인에서의 사회공헌 활동도 독려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종교를 가진 임직원들의 관심사를 한 곳으로 모으고 노사화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임원과 주재원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 활동만 한게 없을 것이란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김순택 사장은 “해외 법인에서는 당장의 제품 1개를 판매하는 것 보다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직원들의 애사심과 지역 주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