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관 건립 `지지부진`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상징하는 거점이 될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윤종용)의 ‘전자회관(DIC:Digital Innovation Center)’ 건립사업이 암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자회관 사업은 지난 2002년 11월 서울시로부터 마포 상암택지 개발지구내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용지 공급대상자로 확정통보를 받으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를 적극 지원해 줄 것으로 믿었던 임원사들의 미온적 반응으로 인해 추진 주체인 진흥회는 2년째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자회관 사업은=전자산업 관련 단체를 한곳으로 집적시켜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갖춘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업계 공동 인프라를 구축해 비용절감과 시너지 효과를 제고함으로써 한국 전자산업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전자회관은 지상 11층, 지하 4층의 연면적 5700여평 규모로서 완공 후에는 IT업체와 벤처업체, R&D기관, 각종 전문단체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전자부품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수신기 개발 지원센터도 입주할 예정이다.

 ◇문제는 ‘돈’=진흥회는 당초 290여억원에 이르는 전자회관 건립자금을 △강남 진흥회사무실 매각비용 △임원사 출연금 △편의시설 분양대금 △공동사업자인 전자부품연구원(KETI)측의 예산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45억여원에 이르는 용지 대금은 역삼동 진흥회 사무실 일부를 매각해 지난 4월 서울시에 납부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 4월 진흥회 이사회에서 전자회관 사업을 확대·추진하기로 결정했을 정도로 임원사 대표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중요한 재원 마련에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흥회는 다달이 내는 회비를 일시금으로 내는 ‘평생회비’ 개념을 도입해 전자회관 사업비에 활용하는 방안을 임원사에 제안했으나 부정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해결책은 없나=현재로선 임원사의 적극적인 참여의지 밖에 기대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역삼동 사옥에서 진흥회 소유로 돼 있던 3개층 중 1개층은 건립 용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매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진흥회 차원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은 나머지 2개층 정도이다.

 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사업을 확대 추진키로 했지만 재원 조달상 어려움등을 감안, 당초 계획대로 추진키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임원사 등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아 회관을 건립하면 회비 대신 사무실 임대료 수입으로 협회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산자부 정준석 생활산업국장은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미래를 위해 역량 있는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해 줬으면 하지만 수십억원 규모의 자금을 융통하려면 오너(그룹 총수)의 재가를 받아야 할텐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계획=진흥회는 내달 중 CM감리 계약과 함께 시공사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설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내년 4월에는 전자회관 착공에 들어가 2006년 10월께 준공과 함께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진흥회의 관계자는 “임원사들이 조속히 적극적인 결절을 내려서 일정에 따라 2006년말 회관건립사업이 이뤄져 우리나라 전자산업 관련 지원업무 집적거점으로 발돋움할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