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반도체산업 육성 더욱 매진해야"

 28일 저녁 한국공학한림원 최고경영인평의회와 산업기술재단이 주최한 제 59회 CEO 포럼에서 초청 강연에 나선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주변 강국들과의 미래를 담보한 경쟁에서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력이 우리 산업에 체화될 때까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는 이제 겨우 신기술 이식단계 정도입니다. 일각에서는 이제 반도체분야는 우리가 성공했으니까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사실 지금이야 말로 보다 적극적으로 반도체산업(메모리·비메모리)을 육성해 분명한 우리 자리를 만들고 꽃을 피워야 합니다.”

황 사장은 가까운 일본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나아갈 길을 찾는다. 특히 최근 우리 IT산업의 일부가 일본을 앞지르면서 나타나고 있는 일본에 대한 자만심을 극도로 경계한다.

“일본에 수 백번을 방문하면서 느낀 것은 일본은 정말 배울 것이 많은 나라라는 점입니다. 잘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최근 몇몇 분야에서 우리가 일본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일본도 이제 과거의 ‘일방적으로 기술을 주는 쪽’이라는 생각보다는 ‘기브 앤 테이크’가 가능한 동반자 의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입니다.”

황 사장은 중국에 대해서도 매우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2007년 전세계 반도체의 25% 이상을 중국이 생산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것을 잘 이용하면 매우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조건이 있습니다. 중국과의 협력은 버티칼(수직적) 관계가 전제돼야 합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의 최첨단 기술력이 그대로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우리 산업은 좌초 위기를 맞게 됩니다.”

황 사장이 이야기하는 버티칼 관계는 상위 기술력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확보해 나가면서 중국을 수직적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아무리 중국이 시장을 무기로 접근해 와도 우리의 ‘최후 보루’ 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세계 속에서 한국 산업의 위치를 잘 파악하는 것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합니다.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배울 것은 배우고, 줄 것은 주는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