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MS `공조의 싹` 틔우나

스티브 발머 MS CEO 오늘 방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방한 중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론 10여 명의 경제계 인사들과 전방위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발머 CEO의 일정에는 SK텔레콤 최고경영진과의 만남이 포함돼 차세대 통신분야에서 양사의 협력수준이 주목된다.

 ◇누구를 만나나=발머 CEO는 우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우리나라의 공개 소프트웨어 도입 정책과 연구개발 투자 유치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발머 CEO가 우리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차세대 시스템에 윈도 시스템을 제안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스템통합업계와의 면담도 잡혀 있다. 김인 삼성SDS 사장, 윤석경 SK C&C 사장, 박경철 대우정보시스템 사장과 라운드 테이블 형태의 모임을 갖고 국내 대형 프로젝트에서의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발머 CEO는 최태원 SK 회장과도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는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의 3세대 이후 이동전화 플랫폼 기술 협력 방안 및 SK텔레콤의 해외 시장 진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의 협력가능성=MS와 SK텔레콤이 향후 ‘협력과 견제’의 긴장관계를 어떤 식으로 구축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MS가 그동안 전략적 대주주로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었던 KT의 최대경쟁업체라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더욱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양사가 사업협력을 가시화할 경우 1순위 분야는 차세대 이동통신용 무선인터넷 플랫폼으로 꼽힌다. SK텔레콤으로서는 단말기 제조사들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나, 향후 성장기반을 신규 데이터 서비스에서 찾기 위해서도 국내용 위피 솔루션 외에 글로벌 플랫폼 확보가 절실하다. 더욱이 자회사이자 단말기 제조사인 SK텔레텍도 차세대 스마트폰 등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중인 가운데, MS의 스마트폰 플랫폼인 ‘폰에디션’은 유력한 대안 중 하나다. MS 입장에서도 전세계 이동통신시장의 시험무대(테스트베드)인 우리나라에서 SK텔레콤을 통해 폰에디션의 시장가능성을 찾을 경우, 미래 유무선 통신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양사의 사업내용을 전해 듣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정도”라며 “서로가 견제를 위해서도 적절한 관계설정이 필요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포털도 넘보나=발머 CEO의 방한은 최근 포털업계에 나돌고 있는 MS의 한국포털업체 인수설에 기름을 붓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일부에서는 이미 특정 기업 인수를 위해 물밑 작업중이며, 연말까지 합당한 파트너를 선정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본사 MSN사업부의 고위 임원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 바 있어 이번 발머 CEO의 방한으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MSN코리아 측은 일단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MSN코리아 이구환 이사는 “현재 인터넷 선두 포털들의 단순 평가 가치만도 1조원을 넘고, 여기에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한 가격”이라며 “MSN코리아는 현재 인스턴트메신저가 시장점유율 1위, 인터넷 포털 사업은 1등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정도의 자금을 투자해 굳이 기업을 인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M&A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인터넷 시장이 인기 있는 몇개의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략적 제휴는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