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는 주말, 할인점 업계는 표정 관리에 들어간다. 남들은 벼르던 주말날씨가 엉망이라고 속상해할지 몰라도, 이런 날이 바로 할인점 대박의 날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어차피 나들이에 쓸 돈, 대신 장보기에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할인점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갑자기 꾸물꾸물해진 주말이면 당일 매출이 5% 정도 더 나온다고 한다.
이에 따라 비가 오는 날이면 할인점 종업원들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흐린 날과 맑은 날은 잘 팔리는 상품이 확연히 틀리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상품 진열에 정신이 없다.
비 오는날에는 역시 우산, 장화, 비옷, 제습제 등이 잘 팔린다. 식품에서는 ‘순두부’와 ‘즉석요리’가 잘 나간다. 찌개나 탕 재료용 수산물도 여름철 비오는 날이면 불티가 난다. ‘빨래 삶는 솥’은 평소 대비 3∼4배나 더 잘 팔린다. 끈적한 날씨에 속옷을 많이 삶아입기 때문.
홈플러스의 운영지원팀 관계자는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날에는 이들 주력상품을 이동매대 2곳에 따로 담아 놓은 뒤, 날씨를 봐 가며 하나가 들어가면 하나는 빼내는 식으로 기동전을 펼친다”며 “이렇게 기동력을 발휘하면 해당 상품들의 경우 많게는 40%까지 더 팔린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