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정통 e비즈 표준화 공조 `헛바퀴`

정부와 기관 간 e비즈니스 표준화 공조가 공허한 말잔치에 그치면서 실질적 결실을 내지 못하고 있다.

 30일 관련 정부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부처별 독자 개발 계획으로 논란을 빚었던 ebXML 솔루션 테스트베드(테스트용 툴)를 공동개발키로 했으나 반년넘게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두 부처는 지난해 11월 기술표준원과 한국전산원을 통해 공동 개발키로 합의하고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ECIF)에 워킹그룹을 결성했으나 아직껏 공동작업 등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또 한국전자거래진흥원과 로제타넷코리아도 차세대 전자상거래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ebXML과 로제타넷을 연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ebXML 솔루션 테스트베드와 관련, 두 부처가 지금까지 독자적 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돼 중복 개발에 따른 예산 낭비 논란이 또 다시 일 조짐이다.

 ◇ebXML 테스트베드, 다시 중복개발인가=기표원과 전산원은 지난해 11월 ECIF에 ebXML 솔루션 테스트베드 공동 개발을 위해 ‘전자상거래 상호운용성 워킹그룹’을 결성했다. 워킹그룹은 두 기관이 각각 진행하고 있는 테스트베드 개발 결과물을 바탕으로 통합 개발계획을 수립해 나간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2차례의 회의를 가졌을 뿐 공동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통부는 산하의 개발 주무기관을 전산원에서 TTA로 이관했다. TTA의 관계자는 “이미 개발한 테스트베드를 바탕으로 인증업무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뛰어든 기표원과 별도의 예산으로 공동 개발할 필요가 있느냐”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표원 관계자는 “최근 정통부의 담당기관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통부에서 개발한 테스트베드가 제대로 돌아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양 부처 간 중복개발 논란이 다시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bXML과 로제타넷 연계, 원점 수준=전자거래진흥원과 로제타넷코리아는 지난해 10월 ‘ebXML·로제타넷 표준연계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두 표준간 연계를 추진키로 했다. 이의 후속 작업으로 작년 말부터 양 기관과 유관 업체들은 수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지난달 13일 열린 마지막회의에서 ‘원점 재검토’라는 결론을 내놓고 차기 회의를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장재경 표준개발팀장은 “두 표준간 연계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국내 업계에서 급하지 않다는 반응이기 때문에 장기적 과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제타넷코리아 측은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로제타넷코리아 최상미 과장은 “한국에서 두 표준의 연계를 추진한다고 했을 때 전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며 “업계가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는 것은 ebXML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두 표준 연계를 통해 우리나라 e비즈니스 산업 우월성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단기간에 갖기는 힘들 전망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용어설명>※ebXML(e business eXtensible Markup Language)=유엔 전자거래·무역촉진포럼(UN/CEFACT)과 정보표준화기구인 OASIS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 전자상거래 표준. 차세대 웹 기술인 확장성표시언어(XML)를 적용해 업무프로세스가 서로 다른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로제타넷=전자부품을 포함 반도체·통신서비스 등 IT분야 세계적인 기업 500여개 업체가 참여해 개발한 기업간 전자상거래 표준.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만들고 보완해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중국·대만·상가포르·일본·말레이시아 등이 채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0년 한국 전자산업진흥회가 로제타넷코리아를 개설해 보급·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