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 단일표준안 후퇴

정부, 통상마찰 우려 복수표준 허용할 듯

정부가 2.3GHz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 기준에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 온 ‘와이브로(WiBro)’를 단독 기술 표준으로 반영하려했으나 통상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정부는 이 때문에 사업자 선정시기 발표를 당초 6월말에서 이달중순으로 연기, 사업자 선정 방침과 함께 밝히기로 했다. 관련기사 6면.

30일 정책 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당초 6월말까지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 시기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과 통상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아 이달 중순께로 늦췄다. 또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기술 규격도 국제 표준기술인 802.16과 연계된 ‘와이브로’ 단일 표준을 추진했으나 외국 장비업체 진입을 허용할 수 있는 복수 표준 도입을 고심중이다.

 모 휴대인터넷 준비사업자 관계자는 “정부가 6월말까지 선정시기를 밝히겠다고 했으나 USTR와의 통상협상이 순조롭지 못해 선정 시기를 늦추고 기준도 조정하는 중으로 안다”면서 “관건은 USTR측의 요구대로 단일 표준 규격을 복수 표준으로 바꿔 수용하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6월말까지 선정시기를 발표한다는 방침은 다소 늦춰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7월중으로는 선정시기와 선정방안을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유는) 기술 표준과 통상문제에 따른 것이나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고 현재로서는 확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만약 이번 협상에서 실패해 복수 표준안을 수용할 경우, ‘와이브로’를 국제 표준기구에 제안, 세계화하겠다는 전략이 상당히 후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KT,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휴대인터넷 준비사업자와 인텔과 손잡고 휴대인터넷 표준 기술 개발을 추진해 온 삼성전자의 전략도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USTR측은 지난 5월 한미통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와이브로’를 단일 기술표준으로 채택할 경우, 외국 장비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고 우리 정부는 국제 표준기술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면서 후속 협상을 진행해 왔다.

또 어레이콤,나비니,플라리온 등 외국 장비업체들은 한국 정부가 휴대인터넷 기술표준을 단일화하려는 우려가 있다며 USTR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